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인터뷰] 한국 모던 포크의 전설 한대수

<앵커>

1968년, 갓 스무 살의 한 청년이 무교동 쎄시봉 무대에서 지금 들으시는 바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는 여전히 청춘이며, 무대를 누비는 현역가수입니다.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모던 포크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한대수 선생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최근에 목이 안 좋아지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떠신지.

[한대수/가수 : 목뿐입니까. 다 안 좋은데요. 하하. 사실 제가 나이가 칠십 다 돼 가니까. 우리가 슬픈 것이, 기능 하나하나가 다 상실되니까. 목이 부담스러워요. 제가 곱게 부르는 목소리가 아니고 고함지르는 창법이니까. 좀 힘들죠.]

조금 전에 노래도 들어봤습니다만, 1968년 당시 쎄시봉 하면 대단한 무대였지 않습니까. 그때 어떻게 데뷔하시게 되셨나요?

[한대수/가수 : 제가 뉴욕에서 와서 커피숍에서 주말마다 하는 것이 습관이 됐거든요. 60년대 말에 특히. 사랑과 평화, 하면서. 그런데 서울에선 할 곳이 없는데, 한 분이 무교동 쎄시봉에 가면 라이브 공연이 된다, 그래서 제가 기타를 들고 찾아갔죠.]

방금 들으신 ‘행복의 나라로’, 그리고 또 '물좀주소' 이 노래가 실린 음반이 1974년에 나온 첫 앨범이죠. '멀고 먼길'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는데, 이게 우리나라 첫 포크록 음반이죠? 그 당시 음반 내실 때 얘기 좀 해주시죠.

[한대수/가수 : 그때는 사실상 우리나라에 음반 스튜디오가 하나뿐이었어요. 그래서 줄을 서서 기다리죠. 그래서 앨범을 만드는데 하루를 준대요. 하루 만에 다 만들어야 됩니다. 그리고 또 문제는, 당시에 락 세션할 사람이 없었어요, 음악가들이. 고맙게도 훌륭한 사람 만나서 하루 만에, 저는 화장실도 안 갔습니다. 하루 만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 했어요.]

그래도 그 당시에 최고의 세션들이 다 모인 거죠?

[한대수/가수 : 다 모인 거죠. 그분들께 제가 너무 고맙죠.]

1집 앨범이 나온 지가 어느덧 40년이나 됐습니다. 후배 가수들이 40주년을 기념하는 헌정 음반도 발표했죠.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굉장히 파안대소하고 계신 표지 얼굴이 인상적인데.

[한대수/가수 : 너무 고맙죠.]

40년 인생을 돌아보면 전문사진작가, 시인, 에세이 작가. 어떻게 보면 평탄하게 여유 있는 삶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어려운, 파란만장한 길을 걷게 되셨나요?

[한대수/가수 :  그렇습니다. 참 고통이 저를 떠나지 않네요. 그렇지만 항상 웃어요. 제가 아마 초등학교때 부터 할아버지 덕분에 뉴욕에 가고, 오고, 다시 또 가고, 이런 반복의 생활이었고, 그것이 사실 제가 창작을 할 수 있는 비료가 된 것 같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적응이 안 되는 고통이 작곡이 되고, 또 양쪽 문화를 제가 활용할 수 있고요, 창작할 때.]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계십니까?

[한대수/가수 : 아픕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하하.]

그런 고통이 2000년대에 들어와 발표한 고민, 상처, 욕망. 이 후기 세 문제작 앨범을 내는데 어떤 토양이 된 건가요.

[한대수/가수 : 네 그렇습니다. 제가 사실 22살 연하의, 두번째 부인으로 러시아인 여성을 맞이했는데 참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모스크바까지 몇 번씩 가고, 가족들과의 문화적인 충돌, 뉴욕과 서울, 서울에서 저와 10년 넘게 살았어요. 그 여러 가지 적응 문제. 참 상처가 컸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상처란 앨범이 나왔고.]

오는 연말 성탄절에는 경주에서 공연 계획이 있으시다고.

[한대수/가수 : 그렇습니다. 신라의 수도, 거기에서 제가 한 달 전에 방문했는데, 거기에 정말 기특하게도 대중음악 박물관이 있어요. 대중음악을 살리는 의미에서 공연을 할 수 없느냐 해서 그래서 제가 좋습니다. 박물관이 상당히 의미 있고 너무나도 고생하셨으니까 간단하게 어쿠스틱 세트로 하겠다고 했죠.]

내년에 뉴욕에서 아주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계시다고.

[한대수/가수 : 싸이 덕분에 미국이 한국음악에 굉장히 관심을 줘요 이제는. 과거하고 달리. 아 싸이, 발음이 안 되네 하하. 그래서 그중에 가장 로큰롤에서 영광스러운 무대가 라디오 시티 뮤직홀이에요. 거기는 아직 한국 가수들이 한 번도 무대에 못 서봤는데, 내년 가을쯤 꼭, 우리나라의 훌륭한 음악인들과 코리안 락을 꼭, 뉴욕에서 잔치를 벌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의 선생님 팬들에게 한말씀 해 주시죠.

[한대수/가수 :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제 음악을 들어주셔서 고맙고, 앞으로도 더욱더 재미있는 곡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내년 뉴욕공연도 성공리에 잘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