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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섬나라를 살리는 게 전세계를 살리는 것

기후변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

[취재파일] 섬나라를 살리는 게 전세계를 살리는 것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난달 30일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시작됐습니다. 오는 11일까지 2주간 열리는 이번 총회는 1997년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신기후체제 출범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교토의정서가 선진국만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했다가 실패로 돌아가자 2천11년 남아공 더반총회에서 개도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자고 결의한 뒤 올해 파리 총회에서 최종 논의를 마무리 짓기로 한 것입니다.

그만큼 세계 각국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점에서 이번 총회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획기적 전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196개국 4만여 명이 참가해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와 대책을 호소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견해차가 여전히 커 쉽게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하지만 위기의식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질서의 시급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힘을 모아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이룰 것입니다.
 
파리총회에 참가한 몰디브 환경에너지부 장관, 독일 기후변화총괄실장,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 이회성 의장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대책 등을 들어봤습니다.
쏘릭 이브라힘<Thoriq Ibrahim> 몰디브 장관은 섬나라 즉, 도서국가를 살리는 것이 전 세계를 살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도양 중북부 크고 작은 섬 1,190여개로 이루어진 몰디브는 신혼 여행지로 유명한 곳으로 200여 개 섬에서만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인구는 2천12년 기준 39만 명 수준의 작은 나라입니다. 몰디브 영토 높이는 해수면에서 최고 3미터, 평균 1.5~2미터라고 합니다.

이브라힘 장관은 1987년 심각한 해일로 수도를 포함해 상당수 섬이 피해를 입었고, 해수면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파도 규모가 커져 피해가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비가 오지 않는 건기가 늘어나서 바닷물을 담수화해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굉장히 비싸서 걱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몰디브는 1987년 해일 피해 뒤 기후변화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1989년 해수면 상승과 관련 첫 번째 도서국가 회의를 몰디브에서 주최했고,1992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도서국가의 기후변화 취약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이브라힘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몰디브는 현재 군서 도시국가 연합<AOSIS>의장국을 맡고 있습니다. 몰디브와 도서국가들은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한 법적으로 규정된, 그리고 공정한 이행방안을 원하고 있습니다.

몰디브 장관은 파리총회에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5%에 달하는 185개국에서 감축목표를 제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지구기온 상승 2도 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감축목표가 후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목표달성에 대한 모니터링과 검증을 하다 보면 언젠가 지구 기온 상승 억제 수치가 2도가 아닌 1.5도가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와 손실을 보상해 주는 게 중요하다며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발언을 촉구했습니다.

몰디브는 탄소 중립국을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지만,현재는 저탄소 경제, 저탄소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태양광 등 태양에너지 활용을 위해 올해 100% 태양 에너지로만 운영하는 리조트를 개장했습니다.
 독일은 강력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랑크요셉 샤프하우젠 독일 국제협력 기후변화 총괄실장은 독일의 재생에너지 계획을 세우고 탈 원전계획을 끌어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샤프하우젠 실장은 2011년에 독일은 원전 폐로를 선언한 뒤 지난 6월에 매우 큰 원전 한 개를 폐쇄했으며 남은 원전 3개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40% 감축하고, 2030년 55%, 2040년70%, 2050년까지 85~90% 감축할 것이며 전력부문에서 2050년까지 8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의욕적인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1차 에너지 소스의 60%는 태양열, 풍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에서 나올 것이라며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는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50% 이상 줄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 재정과 관련한 계획도 밝혔습니다.

GCF<녹색기후기금>는 감축과 적응에 각각 50%씩을 배분하기로 했다며 독일은 2020년까지 40억 달러를 공공 재원에서 지원할 것이라며 현재의 두 배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민간, 탄소시장을 통한 2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생각이어서 기후 재정 1천억 달러 조성에 최소한 10% 정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샤프하우젠 실장은 이어 G7의 공약을 바탕으로 탄소 가격을 측정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 적이 있다며 내년3월 G7 이외 국가인 중국, 한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과 탄소세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탄소 가격은 탄소세나 분담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장기적인 목표가 탄소 가격, 탄소 시장에 있음을 밝힌 것입니다.
이회성 씨는 한국인 최초로 유엔산하 기후변화 정부간위원회<IPCC>의장을 맡은 인물입니다. IPCC는 기후변화 관련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대책 마련을 위해 세계 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협의체입니다. 2천7년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회성 의장은 우선 교토의정서를 포함해 파리총회에 이르기까지 IPCC는 5차 보고서를 제출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도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구 기온 상승 억제 수치인 2도씨는 대륙별 1년 연중의 평균 온도라며 지역별 온도상승률이 얼마나 되는지 명확히 규명하는게 중요하고 상승온도 임계점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회성 의장은 또 기후대응은 할 거냐 안 할 거냐 차원은 지났다며 큰 물결로 자리가 잡혔다고 말했습니다.

2도 안정을 이루고 접근하는 세계 경제는 화석 에너지 사용이 상당히 억제되고 신재생, 다른 기술집약적 에너지 시스템이 들어서는 것, 지금 경제의 주축인 화석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두 경제 체제는 신석기와 철기시대와 같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온실가스 감축에는 인센티브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인센티브가 있으니까 결정을 하는 것인데 기후변화도 가장 중요한 인센티브가 탄소 가격<carbon pricing>입니다.

탄소 가격이 있으면 정부로서는 새로운 세수가 마련되고 그걸로 인프라 투자나 연구개발,복지 재원에 쓸 수도 있고, 소득세, 법인세를 반감해줄 수 있는 재원도 되며 새로운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이 의장은 강조했습니다.

국내 사정과 관련해서 이 의장은 기후변화 대응은 새로운 기회창출의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앞으로 전개될 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국가는 중국,미국 등 화석에너지가 많은 국가들인데 화석에너지를 쓸수없게 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석유 가스 자원이 없어 기후변화 때문에 쓰지 못할 자원이 없는 상황인데 주저할 게 뭐가 있느냐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인류를 포함 지구 생물의 공존공영 원칙에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관계를 뛰어넘고도 남을 가치가 있습니다. 파리총회가 각 국간 이해관계와 차이를 극복하고 지구생물 모두 다 행복해지는 길로 나갈 수 있는 지혜로운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합니다. 인간은 지구의 작은 구성원이자 세입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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