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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내비게이션 '품은' 네이버 지도…T맵과 진검승부?

[취재파일] 내비게이션 '품은' 네이버 지도…T맵과 진검승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미 월 이용자가 천만 명이라는 '네이버 지도' 앱을 서비스하고 있었으니까 네이버에게 내비게이션은 '조금만 더' 손을 내밀면 충분히 닿을 곳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사용하고 있어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잘 모르는 곳을 가거나, 잘 아는 곳이라도 도착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볼 때에는 'T맵'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중교통으로 시내에서 이동 경로를 찾거나 소요시간을 가늠하고, 대중교통에서 내려가야 할 곳을 도보로 이동할 때에는 스마트폰의 네이버 지도 앱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도보로 이동할 때 착각해서 T맵을 실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써 보신 분은 알겠지만, T맵은 저속 이동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걷는 속도가 느리니까 GPS의 정보가 잘 매칭되지 않고 지도상의 작은 셀단위로 촘촘하게 안내하는 기능이 일반적인 지도 앱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껴지더군요. 기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과 걸어서 하는 이동 알고리즘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차량과 도보는 적용하는 알고리즘이 좀 많이 달라져야 할 거고, 특히 GPS 위치정보로 지도상의 위치를 판별하는 맵 매칭(map matching)을 다르게 해야 할 거에요. 차량은 길 위에 있어야 하니까 위치정보가 좀 틀어져도 길 위로 강제로 매칭합니다.  

보통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와 중력 센서의 이동 방향을 다 본 다음에, 내가 길안내로 추정한 경로대로 따라가고 있는지를 보고, 일정 정도 이상 벗어나면 재탐색 판정을 합니다. 사실 GPS는 자체만으로도 오차가 꽤 많이 섞여 있고, 특히 건물사이에서는 반사되는 multi-path에 의해 가만히 서 있어도 OS에서 전달받는 위치는 이리저리 튈 거에요. 

프로그램 별로 나름의 알고리즘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에러로 추정되는 위치를 다 보여주지 않고 걸러냅니다. 이게 차량인 경우와 도보 이동인 경우 크게 다릅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사람은 앞뒤좌우로 작은 범위를 자유자재로 다니지만 차량은 그럴 수 없죠. 그러니 차량모드에선 그런 데이터가 올라오면 다 필터링을 거쳐야 합니다. (IT PANDA 오민석 대표) 

이렇게 자동차는 T맵, 대중교통/도보는 네이버 지도 앱의 패턴을 유지해 왔는데, 네비어 지도 앱이 내비게이션까지 품게 된 것입니다. 지도 앱의 기능을 단순 확장했다면, 고속/저속, 또는 차량/도보의 차이를 뭉뚱그려서 구현하기가 어려울텐데, 업데이트된 네이버 지도를 보니 지도와 길찾기, 대중교통, 내비게이션을 모두 탭으로 분리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럼 검색을 해 볼까요. 지도 검색이나 길찾기, 대중교통 경로 파악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네이버 지도와 같습니다. 다만, 각각의 검색 결과 화면에서 클릭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단추를 배치해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모드로 전환하도록 한 겁니다.  

이렇게 내비게이션을 '품은' 네이버 지도 앱의 등장으로 업계에도 주도권 경쟁이 예상됩니다. 네이버 지도 앱의 월 이용자 천만 명이 모두 내비게이션을 쓰지는 않겠지만, 일단 수치상으로는 월 이용자 760만 명인 T맵을 본격적으로 위협할 만 합니다. 

T맵의 강점은 10년 넘게 축적된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이동 시간/최적 경로 정보입니다. 이동 중에도 리프레시를 하면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루트를 재설정하고, 도착 시간 예측도 상당히 정확한 편이이죠. 여기에 '언제 갈까?'라는 기능으로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의 이동 상황도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SK텔레콤 이용자만을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개방형이라고는 해도 타사 이용자에게는 요금을 받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네이버는 국내에 있는 스마트폰이라면 거의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 달에 천만 명이 지도 앱을 이용한다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지도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기능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축적되고, 이를 향후 업데이트에 적절히 반영한다면 T맵의 공고한 위치를 이내 위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항공뷰/로드뷰 등으로 네이버와 '지도'로 정면 승부하던 카카오의 지금 상황은 조금 아쉽습니다. 카카오가 일찍이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김기사'를 인수한 것은 굉장히 선제적인 조치였지만, '김기사'가 SK플래닛의 지도 정보를 계약 종료 이후에도 계속 써왔다는 법정 분쟁에 휘말리면서 조금 골치가 아파진 것 같습니다. 원만한 해결이 이뤄져 본격적인 경쟁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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