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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식 성과주의…삼성전자 임원승진 2년만 40% 감소

핵심 계열사들 실적부진 반영 승진자 2009년 이후 최소

삼성그룹은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 이은 후속으로 4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사장단 인사는 승진자가 전년에 비해 늘어나는 등 안정 속 발탁 기조를 보인데 반해 임원 인사는 철저히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했다.

핵심인 삼성전자는 물론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를 반영해 승진자는 2009년 이후 가장 적었고 발탁 인사 규모 역시 대폭 축소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규모는 사상 최대 실적이 반영된 2014년과 비교하면 무려 40%가 줄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 때부터 적용하던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인사를 통해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 성과없이 승진없다…임원 승진 규모 300명 밑으로 이날 임원 인사는 지난 1일 6명의 승진자를 배출한 사장단 인사 기조와는 크게 달랐다.

사장 승진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중폭'을 유지하면서 '안정'에 초점을 맞췄지만 임원 인사는 달랐다.

'전쟁 중 장수를 교체하지 않듯'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과제를 완수해야 하는 최고경영자(CEO) 군은 일단 유임쪽에 무게를 뒀지만 실제 사업을 수행하는 임원진에게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었다.

이날 삼성그룹 승진자는 총 294명으로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의혹 폭로로 인해 삼성그룹에 특검의 여진이 남아있던 2009년(247명) 이후 가장 적었다.

2016년 임원 승진 규모는 올해(353명)와 비교하면 17%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그룹 임원 승진자는 2010년 380명, 2011년 490명에 이어 2012년 50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485명, 2014년 476명에 이어 2015년에는 353명에 그쳤다.

2016년 승진자는 직급별로는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으로 집계됐다.

부사장 승진자 역시 올해(42명)와 비교하면 3분의 1 가량 줄었고 처음으로 '별'을 단 상무 승진자는 올해 253명에서 2016년 197명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다만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전무 승진자는 58명에서 68명으로 증가해 중간층을 두텁게 했다.

◇ '깜짝 승진' 발탁 인사도 줄었다

승진 연한을 뛰어넘는 발탁 인사 규모 역시 44명으로 2011년(41명) 이후 가장 적었다.

2012년 54명에서 2013년 74명으로 크게 증가했던 발탁 인사 규모는 삼성전자가 2013년 단일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자 2014년엔 8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어 올해 56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내년까지 2년 연속 축소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 발탁이 5명, 전무 15명, 상무 24명이었다.

승진을 위한 직급별 기준 체류 연한은 상무→전무 6년, 전무→부사장 3년이다.

다만 삼성은 전체 승진 및 발탁 승진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탁월한 실적을 거둔 인력에 대해서는 2년 이상 대발탁 인사를 실시, 삼성형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유지했다.

◇ 우울한 삼성전자…임원 승진자 2년만에 40% 감소

맏형 삼성전자의 2016년 임원 승진자는 135명으로 그룹 전체 승진자의 절반 가까이인 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165명)와 비교하면 18%, 2014년(227명)과 비교하면 무려 40% 감소해 연말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실적과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5조9천800억원, 2분기 6조9천억원, 3분기 7조3천900억원으로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창 좋았던 2013년에는 못 미치는데다 올해 4분기 이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반도체 등 DS(부품)부문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갤럭시S6와 노트5 등이 기대에 다소 못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주력 사업부인 IM(IT모바일) 부문은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사장단 인사에서 고동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한 것 역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6조원대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내년 실적 역시 뚜렷한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승진자를 최소화한 이번 인사는 과거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고 미래 실적 회복을 위해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 개발 부문 최초 여성부사장 배출…전체 규모는 줄어

전반적인 승진 인원 축소 여파는 여성 임원 배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의 여성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1명, 상무 8명 등 모두 9명으로 전년(15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다만 삼성SDI 김유미 전무가 개발 분야 최초로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올라 여성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되도록 했다.

김 부사장 승진자는 소형전지부터 중대형까지 포괄하는 삼성SDI 최고의 전지개발 전문가로 소형 및 자동차전지 수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삼성SDI가 케미칼사업부문을 롯데그룹에 넘기면서 이차전지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성과주의에 따른 신상필벌 기조는 해외 현지인력에도 예외없이 적용됐다.

전체 해외 현지인력 중 임원 승진자는 2014년 12명, 2015년 9명에서 2016년 4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다만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DS부문은 실적 창출에 기여한 현지 VP급 3명을 대거 본사임원을 승진시키며 현지 인력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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