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구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개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미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국내에서 만만치 않은 장애물을 마주한 셈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BC뉴스에 따르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새로운 탄소배출 규제안을 폐기하는 결의안 2개에 대해 표결을 한다.
EPA의 규제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책의 핵심이지만 이미 이달 초 상원에서 거부된 바 있다.
하원에서도 폐기 결의안의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하원은 이번 주에 에너지 부문 구조 개혁안에 대한 표결도 한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정책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나쁘지 않다.
NYT와 ABC의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들의 3분의 2는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 연대에 동참하는 것을 지지한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이 일자리 축소를 가져올 것이며 자신들의 입장이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원하는 미국인들의 의견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선에 나선 공화당 경선후보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정책에 반대하고 나섰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고 기후변화만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파리 회의에 참석했을지는 알 수 없다며 "EPA의 탄소배출 규제안처럼 경제를 파괴하는 모든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ABC는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 어젠다'를 힐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하원이 EPA 정책 폐기 결의안을 통과시켜도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법제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공화당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저지에 실패한 것처럼 법률적인 측면에서 오바마 정부의 기후 법안을 폐기하려는 공화당의 노력은 좌초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책에 제동을 거는 데 실패하더라도 기후대응과 관련한 기금 출자 유보 및 법안 비준 거부 등으로 맞서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 공화당을 포함한 상원 의원 37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파리 기후회의에서 도출될) 국제 기후 협정이 상원의 '조언과 동의'를 얻어야 하는 대상이 되기 전까지는 미국인들의 세금을 녹색기후펀드에 줄 수 없다"고 압박했다.
다른 국제회의에서의 합의와는 달리 기후변화 회의에서 나라별 탄소배출량 목표치를 정하는 사항은 각국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회의에서 기후 문제 대응의 선봉에 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려면 미국 내 공화당의 거센 반대를 넘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나는 미국이 이 문제(기후변화)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시인할 뿐만 아니라 대책을 세울 책임도 있다는 점을 개인적으로 또 세계 1위 경제국,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의 지도자로서 말하러 왔다"고 말한 바 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공화당은 탄소 규제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오바마 기후변화 구상' 발목잡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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