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써서 유죄 판결까지 받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해도 이미 형이 확정돼 복역까지 했다면, 처음부터 다시 재판을 받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이렇게 힘이 없어서, 강압 수사에 의해, 허위자백에 의해 범죄자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무고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재심 청구를 전담해주다시피 하는 한 변호사가 있습니다.
며칠 전 8시 뉴스에서도 소개해 드렸는데요, 시쳇말로 돈도 안 되고 힘든 일을 골라서 하는 그는 어떤 사람일까요? 김아영 기자가 리포트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8년 전 수원에서 노숙 소녀가 숨진 채 발견돼 청소년과 노숙인 7명이 범인으로 지목됐었는데요, 재심을 통해 이들의 무죄를 입증해 준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입니다.
얼마 전 친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15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 씨의 재심 개시 결정을 이끌어낸 것도 박 변호사입니다.
이 밖에도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 여기에 남파 여간첩 사건까지 도맡을 정도로 재심 사건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어렵게 공부해 변호사가 돼서는 직원 한 명도 고용하지 못하고 경기도의 어수선한 사무실에서 그저 옳은 일이라는 낭만적인 사명감 때문에 법조계의 내부 고발자를 자처하며 혼자 이런 별난 길을 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다닙니다.
이에 그는 단지 경험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과거 로펌에도 지원해보고 대기업에도 도전해봤지만, 잘되지 않았고, 변변치 않은 학교를 나와 인맥도 연고도 없이 변호사 생활을 하다 보니 사건 수임에 한계가 있어서 할 수 없이 국선을 하게 됐는데, 그때 재심이라는 제도를 처음 접해보고 나니 이후로도 재심을 필요로 하는 사례들만 눈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그 스스로도 대학은 한 학기밖에 다니지 못하고 사법연수원도 1년 쉬어야 했을 정도로 가정 형편은 평탄치 않았습니다.
혹시 유명세나 정치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했는데요, 당장은 맡은 사건들에 끝까지 몰입하는 것만이 과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돈벌이도 포기한 채 마치 돈키호테처럼 정의만을 쫓아가는 게 쉽지 않을 텐데도, 오히려 우리 사회가 정말 따뜻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용기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증언이 있기에 잘못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진다는 걸 배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취재파일] 재심 도맡은 박준영 변호사…그는 ‘돈키호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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