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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이정현 - 데뷔 20년 만에 청룡의 꽃으로 우뚝

<앵커>

[제36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축하드립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축하드립니다.]

지난주 제36회 청룡영화상의 주역들이 발표됐는데요, 청룡의 꽃, 여우주연상은 한 편의 저예산 독립영화에 돌아갔습니다. 그 주인공이죠,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이정현 씨 오늘(2일) 나이트라인 초대석에 모셨습니다.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전에 시상식 장면을 봤습니다만, 정말 예상을 못하셨나 봐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네. 전혀 예상을 못했어요. 왜냐면 너무나 좋은 영화들과 또 1천만 영화도 껴 있었고요. 또 올해 유난히 너무나 좋은 여자 영화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작은 영화가 받을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었어요.]

당시에는 수상 소감을 뭐라고 했는지 기억도 안 나신다고 하셨는데, 수상 소감 잠깐 보고 갈까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당시 수상 소감) 이것을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많은 사랑받아서 한국영화도 더욱더 발전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워낙 예상 못한 수상 소감이라서 정신없이 하셨다고 하셨는데, 이 자리에서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수상 소감 해보실까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정말 이 영화는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적은 인건비로 참여를 했고, 재능 기부하신 스태프 분들도 굉장히 많이 있었고요. 모두가 함께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요, 정말 스태프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그리고 처음에 저를 배우로 데뷔시켜주신 '꽃잎'의 장선우 감독님도 생각이 많이 났어요. 감독님께도 되게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부모님 얘기를 많이 빼먹었었어요. 부모님께도 너무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여우주연상을 받으시면서 이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영화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주인공 '수남'이 행복하게 살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이 약한 여인이 세상과 맞서는 내용입니다.]

제작비가 3억 원 정도 되는 아주 작은 영화고, 거기에 출연료도 안 받고 출연을 하셨어요. 이 뒷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어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일단 각본이 너무 좋았었고요, 이 각본을 박찬욱 감독님을 통해서 전달을 받았었어요. 근데 기존에 있었던 여성 캐릭터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배우로서 이 캐릭터를 너무나 연기를 하고 싶었고요. 그리고 이게 노개런티인데 저뿐만이 아니라 재능 기부로 모인 스태프들도 너무나 많았고, 그리고 제가 영화인으로서 사람들한테 '이런 영화도 존재한다'는 거를 영화팬들한테 많이 보여줘서 영화의 다양성 같은 것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까 제 개런티를 챙기기보다는 하나라도 더 영화에 보태서 좀 더 질 좋은 영화가 나오기를 되게 많이 바랐었어요. 그래서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많은 분들이 배우 이정현 하면 데뷔작인 1996년 영화 '꽃잎'을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텐데, 당시 고등학생이셨잖아요. 어떤 계기로 연기를 하게 되셨어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그때 신문 공모에 오디션이 나왔었는데요, 일단 제 원래 꿈은 가수였어요. 근데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뭔가 연기를 해도 이어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장선우 감독님께서 저를 선택해주실지는 몰랐는데.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했잖아요.) 네, 3,000대 1이었고요, 마지막까지 저를 뽑아주신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드렸었어요. 아마 감독님 외에 다른 스태프들과 제작진들은 저를 반대하셨던 거로 아는데 감독님께서 계속 고집하셔서 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의 앳된 소녀가 이제 어느덧 데뷔 20년차 중견배우가 됐습니다. 당당하게 청룡의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셨는데 배우 이정현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요?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제 삶의 에너지? 정말 연기를 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요. 뭔가 관객들한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주고, 또 관객 분들을 놀라게 해줬다가 울렸다가, 그런 것을 제 몸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계속 보답드릴 예정이고요, 그렇습니다.]

방송 전에 말씀 나누시면서 배우 이정현이 가수 이정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제 20년 넘었습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이정현/영화배우,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 그냥 다른 거 다 빼고요, 좋은 배우, 정말 배우 이정현.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 '저 배우는 정말 좋은 배우다', '정말 배우구나' (해주는 그 말이) 그게 가장 큰 선물이고 재산인 것 같아요.]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이정현으로 기억되고 싶으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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