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친 러시아계 반군을 진압하도록 미국이 지원한 비살상용 군사 장비가 쓰레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낡고 오래된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도네츠크 시 외곽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미국산 군용 수송차량인 험비는 차량 제조 일련번호를 확인한 결과 1980년대∼1990년대에 제조돼 30∼40년 된 것이라고 WP는 소개했다.
최신형과 달리 이들 험비 차량 3대의 출입문과 창은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어떠한 보호 기능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됐던 탓에 트럭은 수백㎞를 주행하고 나면 타이어가 못쓰게 된다고 우크라이나 정비공이 전했다.
약 120명으로 구성된 보병 부대가 입는 미국산 방탄조끼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군이 전투에서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지휘관은 "장비를 보내주려거든 고물을 빼고 신품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험비 차량을 받은 부대의 작전 지휘관인 안드레이 중령은 우크라이나에서 험비용 차량 타이어 가격이 개당 1천 달러에 달한다면서 2대의 험비차량 타이어 구입비용에다 조금 더 돈을 보태면 신형 중고 SUV를 살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낡고 닳아빠진 장비 탓에 우크라이나 군의 사기가 저하될 뿐 아니라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에 비해 제대로 된 장비를 보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제대로 지원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을 조금도 예기치 않았던 터라 내전 발생 초기에 부랴부랴 장비를 빨리 지원하는데 급급해 낡은 장비가 지급됐다고 인정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험비는 예비용 또는 해체해 부품을 재활용하는 수리용으로 보냈던 것"이라며 "주행에는 부적합하지만 해체해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험비 등과는 달리 미국이 지원한 장비 중 야간투시경이나 응급처치 키트 등은 신품이며, 포격 대응 장치나 포탄 감지 레이더, 통신 장비 등은 첨단 제품이었다.
미국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초당적인 지지를 보내 최근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켜 살상용 무기 원조를 포함해 모두 3억 달러 규모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이블린 파커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가 러시아를 자극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살상 무기 지원을 꺼린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지원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은 만큼 더 강력하게 개입하면 외교적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에 제공한 군용 장비는 '고물' 수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