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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4시간 넘게 여친 때린 예비의사…고작 벌금형?

[카드뉴스] 4시간 넘게 여친 때린 예비의사…고작 벌금형?

SBS 뉴스

작성 2015.11.30 17:46 수정 2015.12.01 17: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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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8일 새벽 3시, 한 여성이 자신의 자취방에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목이 졸리고 뺨을 수도없이 맞고, 얼굴은 상대가 뱉은 침으로 얼룩졌습니다. 도대체 누가 그녀를 이렇게 마구 때린 걸까요?

지방의 의학전문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모 씨(31)에게 폭행을 가한 건 그녀의 남자친구, 박 모 씨(34)였습니다. 폭행을 당하기 전 이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직후부터 교제를 시작한 동기 박 씨였습니다. 잠결이었지만, 이 씨는 잘 자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상황, 그런데 박 씨는 잔뜩 화가 난 상태로 이 씨의 자취방까지 찾아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여성/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 뺨을 한 200대 넘게 때리고, 발로 차고, 목을 계속 조르고, 얼굴에 침 뱉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 씨가 전화를 성의 없게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녹취 내용>

[남자친구 : (전화를) 싸가지 없게 했어 그러면? 왜 그랬어?]
[여자친구 : 졸려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걸 가지고  밤에 전화해서…(퍽퍽)]
[남자친구 : 네가 언제? (퍽)]
[남자친구 : 이 XXX야!]
[여자친구 : 아악, 아아악.]
[남자친구  : 이제야 죽여버릴 수 있으니까 진짜 속이 편하다.]

평소에도 종종 남자친구의 폭력에 시달렸던 이 씨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녹음기를 켜놨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은 그대로 녹음됐습니다.

<실제 녹취 내용>

[남자친구 : 일어나. 하나, 둘…(생략)…열. (퍽퍽)]
[여자친구 : 아악, 아아.]
[남자친구 : 못 일어나겠어? 내가 장난하는 거 같냐, XX? (짝)]
[남자친구 : 다시 셀게. 열 센다. ]
[여자친구 : 오빠 제발 살려줘.]

그 날 이 씨는 4시간 반 동안 꼼짝없이 두들겨 맞았습니다. 박 씨가 폭행에 지쳐 잠깐 잠든 틈을 타 이 씨는 경찰에 살려달라고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위치추적을 통해 이 씨의 집을 찾아냈습니다.

<실제 녹취 내용>

[여자친구 : (띵동 띵동) 살려주세요! 악!]
[남자친구 : 하지마, 하지마! (철컥 (문열림))]
[경찰 : 살려달라고 그렇게 신고가 접수됐어요.]
[남자친구 : 여자친구가 다친 게 아니라, 저만 다친 거에요. 저만. 쇼하는 거에요, 하~]

공포스러운 순간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이 씨. 하지만, 폭행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찢어진 입술과 멍이 든 얼굴, 부러진 갈비뼈 두 대. 다친 건 몸뿐 만이 아닙니다. 이 씨는 현재 심각한 불면증과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씨에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했던 박 씨는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을까요?

고작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재판에서 검찰은 감금 폭행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1심 법원은 1천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겁니다.

법원이 선처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그의 미래를 위해서였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생으로 집행유예 이상이 나올 경우 학교에서 제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으로 박 씨의 죄를 선처해준 겁니다. 법원의 이런 결정으로 이 씨를 잔인하게 폭행한 박 씨는 아무 문제없이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있게 된 고역스러운 상황, 이 씨는 학교 측에 수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옛 남자친구와 맞닥뜨리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피해 여성/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 강의를 같은 교실에서 듣거든요, 온종일. 저는 (전 남자친구를) 볼 때마다 패 닉 상태가 돼야 할지, (움직이지도 못해요.) (학교 측에선) 3심까지 다 지켜보고 (전 남자친구에 대한 처분을) 결 정을 하시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저희가 졸업하는 시점이 되거든요.]

하지만 학교는 최종 3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연인 사이의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이 씨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며 법원이 내린 판결, 하지만 정작 법원이 고려해야 했던 건 가해자의 미래보다 피해자의 안위가 아니었을까요?

기획/구성 : 임태우 김민영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 [취재파일] 여자친구 4시간 반 폭행하고 맞고소까지 한 예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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