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운영하는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4년 동안 갇혔다가 풀려난 포로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탈레반 및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전사로 활약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에서 탈레반 및 IS와 싸우는 하지 갈립(54)의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우려와 달리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혔다가 미국의 편이 돼 싸우는 경우라고 소개했다.
2007년 관타나모에서 풀려난 갈립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 주에 있는 에이친(Achin) 지역의 사령관을 맡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IS가 많은 마을을 장악한 곳으로, 갈립은 이곳에서 극단주의 세력을 몰아내려고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미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IS와 싸울 수 있는 사람으로 갈립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미국은 때때로 IS를 공습하는 것으로 갈립을 지원하고 있다.
갈립도 자신을 수용소에 가둔 미국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석방을 위해 크게 노력하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서운함을 뒤로하고 IS와의 전쟁에 집중하고 있다.
갈립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조국을 위해 싸웠으며, 이후 30여 년 동안 탈레반을 공격했다.
탈레반 정권이 축출된 이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서장이 됐다.
하지만, 2003년에 근무지 인근에서 폭발물이 발견되고 그가 탈레반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편지들이 발견돼 그는 체포됐다.
관타나모에 수감된 갈립은 자신이 수십 년 동안 탈레반과 전쟁을 벌여왔으며, 아프가니스탄의 미군도 여러 차례 도왔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갈립의 계속된 주장에 따라 조사를 벌인 미국은 갈립을 알카에다 또는 탈레반 소속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약 4년 만에 그를 풀어줬다.
수감생활을 끝낸 갈립은 고향에 돌아가서 조용히 살기를 원했지만, 탈레반이 내버려두지 않았다.
탈레반은 갈립의 동생을 우선 죽였고 동생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친인척이 모인 자리에 폭탄을 터트렸다.
결국 갈립의 친인척 19명이 죽었다.
이 사건이 있은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갈립에게 바티 코트 지역 책임자를 제의했고, 갈립은 복수를 위해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그와 전쟁 중인 IS 부대의 부대장은 갈립과 함께 관타나모에 갇혔던 압둘 라힘 무슬림 도스트.
한 때 같은 포로 신세였던 두 사람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이다.
관타나모에서 둘은 자주 논쟁을 벌였다고 갈립은 회고했다.
도스트는 "전 세계의 무슬림이 단결해서 성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갈립은 미국이 후원하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이 때의 의견 대립은 해소되지 않았고 두 사람이 전선의 맞은편에 서서 상대방의 목숨을 노리는 관계로 이어졌다.
(연합뉴스)
'미국 우려 뒤로하고' IS와 싸우는 관타나모 포로 출신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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