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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소극장의 밤 불태운 '팝의 전설' 엘튼 존

이태원 소극장의 밤 불태운 '팝의 전설' 엘튼 존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온 27일 밤, 서울 이태원 거리를 걷던 시민들은 찬바람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영국 팝스타 엘튼 존(Elton John·67)이 무대에 오른 소극장은 이보다 더 뜨거울 수 없었다.

오후 8시 정각.

수용인원이 딱 500명인 이 공연장 무대 위에 새파란 셔츠에 비즈가 박힌 재킷을 입고, 파란 안경에 은색 귀고리를 한 엘튼 존이 나타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너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바로 눈앞에 있는 '팝의 전설'을 화면에 담기에 바빴다.

피아노 앞에 앉은 엘튼 존은 경쾌한 리듬의 '더 비치 이스 백'(The Bitch Is Back)을 부르며 인사를 대신했다.

강하게 꽂히는 피아노 연주가 압권인 '베니 앤드 더 젯츠'(Bennie And The Jets), 감미로운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캔들 인 더 윈드'(Candle In The Wind)까지 3곡을 내리 부르고서 그는 관객에게 "좋은 밤입니다, 서울!" 하고 손을 흔들었다.

이번 공연은 현재 전 세계 40개 도시를 돌며 진행하는 엘튼 존 '올 더 힛츠'(All the Hits) 투어의 일부다.

'선택받은 자'만 참석할 수 있는 소극장 공연은 40개 도시 가운데 서울이 유일하다.

현대카드서 맡은 이번 공연은 티켓 개시 1분도 안 돼 매진됐다.

엘튼 존은 세계 투어를 위해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춘 밴드를 불러들였다.

데이비 존스톤(기타)과 킴 블라드(키보드), 매트 비조넷(베이스), 존 마혼(퍼커션) 등 익숙한 밴드 멤버가 무대에 올랐고 1969년부터 엘튼 존 밴드와 함께한 나이젤 올슨(드럼)은 백발로 드럼 앞에 앉았다.

수십 년을 함께 연주한 밴드와 엘튼 존의 화음은 공연장을 풍성한 소리로 꽉 채웠다.

스탠딩 관람으로 진행된 공연에서 관객들은 밴드가 만드는 완벽한 연주를 온몸으로 들을 수 있었다.

엘튼 존은 '리번'(Levon), '타이니 댄서'(Tiny Dancer), '대니얼'(Daniel), '필라델피아 프리덤'(Philadelphia Freedom)을 부르며 관객을 매료시켰다.

마치 건반 위에서 춤을 추듯 현란한 피아노 연주를 보여주면서도 여유롭게 관객을 쳐다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호응을 유도했다.

만족스러운 연주를 하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에게 소리지르라는 손짓을 했다.

히트곡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Goodbye Yellow Brick Road)에는 관객들이 함께 후렴구를 부르며 감상에 빠졌다.

'로켓맨'(Rocketman)의 긴 피아노 전주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들었다.

'아이 게스 댓츠 와이 데이 콜 잇 더 블루스'(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 '유어 송'(Your Song) 등 중간 박자의 곡을 몇 곡 선보인 엘튼 존은 뒤이어 신나는 노래를 연달아 부르며 무대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아임 스틸 댄싱'(I'm Still Dancing), '유어 시스터 캔트 트위스트'(Your Sister Can't Twist), '새터데이 나잇츠 올라이트 포 파이팅'(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까지 빠른 박자의 곡이 연이어 연주되자 그전까지 얌전하게 무대를 보던 관객들도 일제히 몸을 흔들었다.

건반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엘튼 존의 연주도 이때 최고에 달했다.

엘튼 존은 2004년 처음 한국을 찾았고, 201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내한 공연이다.

엘튼 존은 "한국 팬들은 그동안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주고, 친절하고, 관대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엘튼 존은 힘찬 박수에 대한 보답으로 앙코르곡 '크로커다일 록'(Crocodile Rock)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이 노래가 끝나고도 계속해서 "앙코르"를 외치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지만, 그의 연주는 이게 마지막이었다.

(연합뉴스/사진=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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