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반려자의 작별…장남 은철 씨도 참석

<앵커>

어제(26일) 영결식장에선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중절모를 쓴 이 남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손명순 여사에게 '엄마'라고 이렇게 부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던 김 전 대통령의 장남 김은철 씨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 가택 연금을 당했을 때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던 바로 그 아들입니다. 몸이 불편한 손명순 여사도 65년을 함께한 남편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손명순 여사는 건강 관계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발인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국회 영결식장에 나가 9선 의원 남편의 마지막 국회 등원을 함께 했습니다.

환하게 웃는 남편의 영정 앞에 다섯 자녀와 함께, 국화꽃 한 송이를 놓았습니다.

손 여사는 이화여대 3학년이었던 1951년, 동갑내기 대학생 김영삼과 결혼해 탄압받는 야당 정치인에서 대통령까지 고통과 기쁨을 함께 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故 김영삼 前 대통령/2011년 회혼식 : 제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소, 사랑하오. 이 두 마디뿐입니다.]

정계 전면에 나서 널리 알려진 차남 현철 씨와 달리, 그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장남 은철 씨도 가족과 함께했습니다.

은철 씨는 아버지가 가택연금됐던 80년대 초에 결혼을 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살아왔습니다.

은철 씨는 헌화할 때 잠시 비틀거리기도 하고 걸을 때 가족의 부축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은 할아버지의 영정을 든 자신의 아들과 함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