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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항쟁 유치준 씨 사인 조작·은폐" 의혹 제기

유신시대 말기 부산과 마산 일원에서 일어난 부마민주항쟁 희생자로 알려진 유치준 씨 관련 검시기록부가 최근 공개되면서 타살 여부 논란과 은폐·조작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26일 부마항쟁기념사업회와 유족에 따르면 유 씨는 1979년 10월 19일 옛 마산시 산호동 새한자동차 마산지사 옆 골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가족은 변사자로 처리된 유씨가 타살됐고 타살을 숨기려고 조작된 것이 이번에 발견된 검시사건부라고 주장했다.

유가족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위 당시 공식적인 사망자가 없다고 선언한 정부의 발표와 달라 부마항쟁 기록을 수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검시사건부는 당시 검찰에서 작성한 것으로 유 씨가 '본적, 주거, 성명 일체 불상의 45세가량의 남자. 변사(행여사망). 마산시 산호2동 316-4 새한자동차 앞 노상. 내출혈사(지주막하출혈). 사체 유족에 인도 타살혐의 없음.'으로 기록돼 있다.

유가족들은 이 문서 내용이 부마민주항쟁 10주년 기념자료집에 수록된 당시 경찰 작성 문서 내용과 달라서 유 씨의 죽음이 조작·은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에 의해 작성된 '마산 경남대학교 소요사업 1차 보고서'에는 '대림여관 옆 도로변(새한자동차 영업소앞)에서 50세로 보이는 노동자풍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왼쪽 눈에 멍이 들고 퉁퉁 부은채(코와 입에서 피를 흘린채)죽어 있었음. 민방위 모자. 얼굴 둥근편. 키 160㎝. 정황으로 판단, 타살체가 분명함.'이라고 적혀 있다.

유 씨의 죽음에 대한 논란은 2011년 유 씨의 아들 성국 씨가 부마항쟁기념사업회에 아버지가 부마항쟁으로 사망했음을 증언하고 증거 자료로 제적등본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기념사업회는 경찰 작성 보고서와 성국 씨 증언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자 신원을 공개하고 사망사실에 대한 은폐,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올해 9월 국무총리소속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 및 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 유 씨에 대한 '검시기록부'가 공개되면서 유 씨 사망 논란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아들 성국 씨와 기념사업회는 당시 경찰이 작성한 최초 보고서와 검찰에서 작성한 검시사건부 내용이 다르다며 유 씨의 사망은 국가에 의한 타살인데도 조작 은폐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두 명이 사망한 것이 아니라면 두 문서에 적힌 사망자는 유치준 씨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부마항쟁이 한창 진행 중인 19일과 20일에 변사체를 하루 만에 부검하고 유족에게 인도됐다는 것도 석연치 않다고 설명했다.

성국 씨는 검시기록부에 시신 발견 다음날인 10월 20일 가족에 인계했다고 적혀 있지만, 정작 시신은 11월 초에 가매장 상태에서 인계받았다고 했다.

또 주거, 성명 불상인 변사자를 하루 만에 검시, 부검, 사인 규명 등을 마치고 유족에게 인도할 수 있었는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성국 씨는 "아버지의 시신은 사건 발생 후 십여 일이 지나고 경찰이 사망 소식과 함께 임시매장 됐다고 알렸다"고 전하면서 "임시매장된 아버지는 부패가 진행돼 시신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당시 부검의와 사망지점 인근 사망목격자에게 들은 얘기를 종합했을 때 아버지는 경찰에 의한 타살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성국 씨는 "아버지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졌으면 한다"며 "30년이 넘는 세월을 묻고 산 아버지가 마음 편히 눈 감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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