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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금고 해체·안가 철거'…구시대 잔재 청산

<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돼 청와대에 입성한 첫날, 몇 가지를 보고 놀랐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에 있던 대형 금고가 그 첫 번째였고 전직 대통령들이 이용하던 안가 열두 채가 그다음이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는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안가들을 모두 뜯어 없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김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청와대에 들어선 첫날, 집무실을 둘러보던 김 전 대통령은 화장실 옆 조그만 방을 발견합니다.

문을 연 김 전 대통령은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지난 2009년 SBS 한국 현대사 증언) : 나는 금고 있었다는 것은 몰랐어요. 소문도 못 들었어요. 돈을 얼마나 받았으면 금고가 필요해요. 솔직한 이야기로 그렇게 큰 금고가 말이야.]

천장까지 닿는 금고는 워낙 크고 무거워 그 자리에 두고 해체한 뒤에야 치울 수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세상을 살았어요. 그 사람들.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요? 돈을 주는 대로 누가 갖다 주면 전부 금고에 갖다 넣은 겁니다.]

이른바 안가로 불리던 건물 12채도 김 전 대통령의 눈에 거슬렸습니다.

겉보기에는 일반 가정집 같았지만, 이중 커튼이 쳐치고 도청 방지장치가 설치된 내부는 호화 외제 가구로 치장된 연회장이 차지했습니다.

화장실엔 당시 드물었던 비데까지 설치돼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요정에 가는 겁니다. 배우들 초대하기도 하고 가수를 초대하기도, 여자 가수들이죠.]

주변에선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니 한두 채라도 남기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합니다.

[하나 있으나 12채 있으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나는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뜯어버렸거든요.]

역사의 전환점이 된 문민정부의 시작은 청와대 안에 남아 있던 구시대의 잔재를 없애는 일에서 시작됐습니다.

(영상취재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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