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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신청" 발표날 영면…외환위기 '그늘'

<앵커>

외환위기와 이에 따른 IMF 구제금융 신청은 김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최대의 실정으로 기록됐습니다. 그가 눈을 감은 오늘(22일)이 정확히 18년 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고 직접 발표한 날이었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97년 11월 22일 아침 10시,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 1층에 마련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외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에게 참으로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시급한 외환확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의 자금지원 체제를 활용하겠습니다.]

위기는 이 해 초부터 시작됐습니다.

해가 바뀌자마자 1월에 재계 14위 한보그룹이 부도처리 된 걸 신호탄으로, 삼미, 기아차, 쌍방울, 해태, 한라그룹이 잇따라 쓰러졌습니다.

세계화를 내세워 선진국 모임인 OECD 조기 가입을 추진하면서 경제를 너무 빨리 개방한 탓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큰 빚을 끌어들여 덩치를 키우던 대기업들이 개방의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자 금융기관도 부실해졌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차관을 거둬들이면서 달러 부족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남 김현철 씨가 기업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면서 김 전 대통령의 통치력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습니다.

결국 IMF로부터 550억 달러를 지원받았지만, 그 대가로 우리 경제는 여러 해 동안 혹독한 시련을 거쳐야 했습니다.

기업들이 부도와 구조조정으로 내몰리면서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잃거나 삶의 질이 추락하는 걸 바라만 봐야 했습니다.

외환위기는 자연히 김 전 대통령에게 멍에로 남게 됐고, 헌정사상 첫 여야 정권교체의 불씨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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