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집권 10년 '유럽의 여제' 메르켈 난민 문제로 최대 위기

집권 10년 '유럽의 여제' 메르켈 난민 문제로 최대 위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1일(현지시간)로 총리 재임 10년을 맞는다.

지난 2005년 11월 22일 39년 만에 중도좌파 사회민주당과 대연정을 가동하며 총리에 오른 메르켈은 지금, 명실상부한 '유럽의 여제'다.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당수로서 그는 이미 지난 9월 12일 이 정당의 정신적 지주인 콘라트 아데나워 초대 총리의 당수 재임 기간을 앞섰다.

내쳐 2017년 총리후보로 나서 4기 연속 집권에 성공하고 4년 임기를 채운다면 아데나워의 총리 재임 14년을 넘어서고, 자신의 정치적 멘토였던 헬무트 콜의 총리 재임 16년과 같은 기록을 세우게 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4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The World's Most Powerful People) 랭킹 발표에서 메르켈을 2위에 올렸다.

올해 시리아 난민 사태와 그리스 위기에서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그리스 재정위기는 구제금융 협상 타결로 봉합됐지만 난민위기는 쉽사리 해결될 기미 없이 그를 위험한 사다리 위로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

주간지 차이트는 최근 상황을 두고 "메르켈 시대 종말의 시작"이라고 했다. 유력 주간 슈피겔도 "메르켈의 점증하는 고립"이라고 묘사했다.

관대한 난민 수용을 앞세우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나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이 포용 한계의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 두 사람은 메르켈과 함께 기민당을 대표하는 간판 정치인이다. 덧붙여 시리아 난민 '묻지마 수용' 폐기 등 현장의 난민 대응은 진작에 통제로 기운 지 오래다.

메르켈은 하지만, 자매보수당인 기독사회당이 요구하는 난민 수용 상한선은 설정하지 않고 있다.

통제로 조금씩 이동하는 독일의 난민정책이 그래도 포용 기조로 버티는 것은 메르켈의 이런 태도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도 포용이라는 큰 기조 아래 통제와 관리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난민정책을 다듬어 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럼에도, 메르켈 총리의 인기는 갈수록 시들해 지고 있다.

2013년 총선에서 41.5%를 득표한 기민당의 지지율은 34%로까지 꺼졌다.

기민당 지지율은 메르켈의 인기에 좌우되는 게 현실이다.

그 사이, 반 이민을 내세우는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5% 안팎 하던 지지율이 역대 최고인 10.5%(대중지 빌트 조사)로까지 올라갔다.

적어도 겉만 보면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우파 지지층의 이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헤리베르트 디터 독일국제안보연구소 분석가는 미국 abc 방송에 "메르켈이 지금처럼 위기에 몰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05년 메르켈에게 총리 바통을 넘긴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가슴만 뜨거울뿐 전략이 없다며 난민정책을 다루는 메르켈 총리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그리스 등 유럽의 재정위기와 우크라이나 위기를 지나 난민위기에 이른 메르켈로서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위기를 만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역으로 보면 그가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끝내 상황을 돌파할 경우 여론은 다시 그를 편들고 그의 4기 집권 도전에 청신호를 밝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학자 파울 놀테는 AFP 통신에 "메르켈은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것보다 훨씬 깊고도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면서 "특히 좌파 시민사회로부터 많은 지지를 동원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과 함께하는 대연정을 이끌면서 징병제 영구보류, 최저임금제 시행, 원전 단계적 전면 폐기 같은 진보 의제를 해결하는 등 실용정치를 유감 없이 선보였다.

또한, 기민당과 기사당에서 그를 대체할 후계 리더십이 없는 것도 그가 인기하락을 덜 걱정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집권 10년 최대 위기를 맞은 메르켈 총리의 2005년 총선 구호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가 난국을 타개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그 점에서 내년 3월 바덴뷔르템베르크,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등 3개 주에서 예정된 주의회 선거는 '미니 총선'처럼 격전이 예상된다.

16개 연방주 가운데 바덴뷔르템베르크는 유일하게 녹색당이 주총리를 맡고 사민당과 함께 연정을 가동하고 있고 라인란트팔츠 역시 두 당이 연정을 꾸리고 있으나 작센안할트는 기민당과 사민당이 연정을 굴리고 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