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입자가 14만 명이나 되는 한 정수기 렌탈업체가 부도가 났습니다. 다른 업체가 위탁받아서 관리해주기로 했지만, 요금만 꼬박꼬박 받아갈 뿐 관리는 엉망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 모 씨는 요즘 정수기가 있는데도 생수를 사다 마십니다.
교체 시기가 지난 정수기 필터를 믿지 못해서입니다.
[유 모 씨/한일월드 정수기 가입 고객 : 한일정수기는 망했다고 하고, 고객 입장에선 정말 답답해요. 오든지 해야 저희가 (필터) 관리를 받든 지 말든지 할 텐데….]
같은 피해를 보고 있는 다른 집 정수기를 살펴봤습니다.
물이 나오는 입구에서 시료를 채취해 청결 상태를 측정해봤더니, 오염도 수치가 공중위생 기준치 400보다 5배 높게 나왔습니다.
제대로 관리한 다른 정수기와 비교할 때 무려 158배나 높습니다.
렌탈 업체가 부도가 나서 다른 업체가 위탁받았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매달 렌탈료 2만 5천 원은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부도가 난 뒤에 다른 렌탈 업체들이 나눠서 관리를 맡았는데 한 업체가 14만 명이나 인수한 바람에 벌어진 일입니다.
[위탁 업체 관계자 : 현재 미처리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달까지는 해결할 것이고요. 시행 초기이고 (위탁) 서비스를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도입 단계이다 보니까….]
현재로썬 한쪽으로 쏠린 가입자를 분산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어 피해자들은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렌탈료만 계속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유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