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약하고 물렁한 이미지로 "프랑스 현대사에서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꼽혀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단호한 지도자'로의 변신을 다시 한 번 시도하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분노하는 국민 여론과 불과 한 달 남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올랑드 대통령의 이 같은 변신은 안팎에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쉽지 않은 도박'이라고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최악의 테러 참사 이후 즉시 테러를 "전쟁 행위"라고 규정했던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 가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프랑스는 전쟁" 중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준 가장 '전투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후 내놓은 정치적 수사와도 비교된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지난 16일 이슬람국가(IS)의 수도격인 시리아 락까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고 오는 19일 항공모함을 파견키로 하는 등 곧바로 처절한 응징에 나섰다.
평소 갈등을 회피하는 나약한 이미지의 올랑드 대통령이 이렇게 호전적인 모습으로 변한 것은 무엇보다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파리 테러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치 생명'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 안팎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해온 인기 없는 대통령 올랑드는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보인 강력한 대응이 호응을 받으며 지지율이 40%로 급상승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올랐던 지지율은 이내 '제자리'를 찾았고, 당시 취한 강력한 대테러 조치에도 프랑스는 다시 한 번 테러 피해국이 됐다.
그렇지 않아도 난민 위기와 이번 테러를 겪으며 반이민·반이슬람 정서에 호소하는 극우정당의 인기가 치솟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올랑드 대통령으로서는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번 연설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테러리즘을 척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강조했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기조 변화는 자국 내에서 프랑스 태생의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강력한 탄압 의지를 강조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역시 프랑스 태생 극단주의자에 의해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직후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 청년을 극단주의자로 만든 사회적 폐단을 언급했는데, 이번엔 사회적 요인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단지 엄중하고 무자비한 대처만 부각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자칫 프랑스 내 이슬람교도들의 불만을 키워 사회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울러 '전쟁'을 선포한 이상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도미니크 드빌팽 전 총리는 프랑스 라디오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전쟁'을 언급한 것은 실수"라며 "IS에 지나치게 무게를 실어줄 뿐만 아니라 과거 중동정책의 실책이나 실패한 대테러 정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드빌팽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내전으로 몰아넣길 원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미친 테러리스트들이 전쟁을 선포한다고 해서 우리가 먼저 한발 앞서 나가야 한다는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
나약한 지도자서 단호한 리더로…올랑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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