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는 건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도핑 스캔들입니다. 육상 선수들의 도핑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엔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 검사기관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하고 심지어 스포츠 당국이 이를 조장하고 묵인했단 점에서 세계적인 비난이 거센데요, 새삼 1980년대가 아른거립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태가 절정에 이르렀던 때이기 때문입니다.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100미터 첫 라운드에서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대단한 광경입니다. 서울에서 전해 드립니다.]
여자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100, 200, 400, 800m 4개 종목 모두 세계 최고기록은 1980년대에 세워진 뒤 현재까지 난공불락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1988년 미국의 단거리 여왕,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가 100m와 200m에서 신기록을 쓴 뒤 그로부터 27년 동안 근접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고, 1985년에는 전설적인 스프린터로 꼽히는 동독의 마리타 코흐가 400m 신기록을 작성했는데요, 이 기록은 2050년까지도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이라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800m에서는 1983년, 체코의 야르밀라 크라토츠빌로바가 수립한 기록이 한 세대가 지나도록 경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80년대에는 여자 투포환이나 투원반, 높이뛰기, 허들에서도 선수들이 괴력을 선보이며 세계 신기록을 쏟아냈습니다.
냉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특히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이 메달은 곧 국력이라는 모토 아래 엘리트 선수들을 국가적으로 집중 관리하고 육성했기 때문인데요, 또 다른 비밀의 열쇠는 다름 아닌 약물이었습니다. 도핑 테스트는 1968년부터 시작됐는데 초기에는 검사 방법과 기술에 허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해당 선수들은 완강히 부인했지만, 세월이 흐른 뒤 지도자와 동료들 사이에서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고,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의 경우 지난 1998년 만 38세의 나이에 자다가 급사해 이런 의혹을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내년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이고 국가적 명예도 바닥으로 떨어졌는데요, 우리 체육계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때가 아닙니다. 러시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도핑 클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취재파일] 응답하라 1980년대, 약 먹으면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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