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서부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흔적이 국내 서식 비둘기에서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들 비둘기에서는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과거 감염됐음을 보여주는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됐습니다.
당국은 비둘기에서 발견된 게 항체인 점, 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모기의 활동이 거의 없는 점, 최근 5년 간 국내 발생 사례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부산과 경북 문경에서 잡힌 비둘기 각각 4마리, 경기 파주에서 잡힌 비둘기 3마리 등 총 11마리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대해 2011년부터 추적 감시·조사를 시작했다.
2012년에 국외에서 감염돼 유입된 환자가 1명 있었던 것 외에는 발생 사례가 없습니다.
질본은 이와 관련, "과거 한 건은 외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실질적으로 국내 발생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과학원이 올해 5월 서울대 수의대에 '야생동물의 질병발생 조기감지 시스템 및 대응 매뉴얼 개발'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의뢰해 이뤄졌습니다.
서울대는 다음달 15일까지 연구를 마치고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조류의 혈액을 모기가 빨아 먹고 인간에게 전파하는 것으로 증상은 독감과 비슷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그냥 넘어가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는 3∼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두통과 고열을 불러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질본 측은 "국내에 웨스트 나일열을 매개하는 모기가 있는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자체 발생한 환자가 없다는 점을 보면 질병을 매개할 수준으로 서식하지는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외부에서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은 있으나, 이로 인한 국내 전파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는 게 질본 측의 설명입니다.
질본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자연환경에 위해 요소가 많지만, 그 모든 것을 위험하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실제로 질병이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도 "바이러스 조사 결과가 아직 최종 검증을 거쳐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보건국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까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 수가 모두 28명으로 집계되는 등 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국내 비둘기서 확인…"항체만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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