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창업의 천국, 백만장자 생산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도 이제는 경제가 한풀 꺾이긴 했나 봅니다.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갈수록 취직이 어려워져서 언론에서도 취업난 구직난 관련 기사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얼마 전 이런 상황을 대변해주는 충격적인 이력서가 등장했습니다. 임상범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된 이력서입니다. 중국 서부 쓰촨성의 명문인 청두대학교에 재학 중인 20살 여대생이 올린 건데요, 제목부터가 '처녀 신입사원'이고, 자신은 이성과 교제 경험이 없는 숫처녀라며 자신을 채용해주는 회사 사장에게 기꺼이 처녀성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개성 넘치고 톡톡 튀는 자기소개라고 봐주기에는 낯뜨겁고 민망한, 일자리와 성을 맞교환하자는 매매춘과 다름없는 제안을 한 겁니다.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발 빠른 네티즌들이 그녀의 신상을 추적하고 일각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구직자들이 고용을 미끼로 착취당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됐는데요, 그럼에도 얼마 뒤 이 여성이 당당히 취업에 성공해 너무 행복하다는 친절한 후기까지 남긴 걸 보면, 성장 정체 시대에 진입한 중국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올해 취업시장에 나올 대졸 구직자만 750만 명에 육박하고, 지난해 7월 발표된 도시 실업률은 8%를 넘어 미국의 실업률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 실업률은 16.4%에 달했습니다.
그런데도 대졸자 평균 초봉은 월 44만 원에 불과해 아예 대학 진학을 단념한 중국판 수능 포기자도 53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취업의 관문을 뚫기 위해 어떻게든 안간힘을 쓰는 모습만큼은 우리도 낯설지가 않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건강한 도전정신이라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그렇지만 아무리 급해도 나를 세일즈하기 위해 자존심과 도덕마저 팽개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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