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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의문의 돈' 든 편지봉투…아리송한 수취인

프랑스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프랑스 중부의 쿠세라는 소도시에 있는 한 우체통으로 익명의 봉투가 꾸준히 수거되고 있는데요, 안에는 현금이 들어 있고 수신인은 '하느님'이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체국은 이 하느님이 누구를 가리키는 건지 몰라서 넉 달간 벌써 5백만 원가량이 모였는데도 돈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경채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우체국은 우편 발신인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단 현금은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보관해두기로 했습니다.

프랑스는 원래 공식적으로 가톨릭 국가임을 선언한 최초의 나라여서 '로마 교회의 맏딸'이라는 별명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종교도 공식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1905년에 마련된 정교 분리 법안으로 프랑스에서는 국가는 종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종교도 정치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어떤 종교에 대해서도 국가가 경제적 지원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비종교성 원칙을 '라이시테'라고 부르는데, 이 '라이시테'가 '자유 평등 박애'를 너머 현대 프랑스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이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거리나 공원에서 종교 행사는 꿈도 못 꾸고, 학교에서 기독교인은 십자가를, 유대인은 빵모자를, 이슬람은 차도르를 착용하지 못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라이시테는 탈종교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프랑스인의 65%가 신의 존재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3년 전 갤럽 조사에서 37%만 종교가 있다고 응답했고 34%는 종교가 없으며 29%는 무신론자라고 답한 겁니다.

하지만 이 마저 정확한 통계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국가는 종교에 대해 공식 조사도 할 수 없도록 금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들 중 매주 성당에 나가 미사를 본다는 비율도 4.5%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중세까지만 해도 가톨릭의 왕국이라 했던 프랑스에서조차 이렇게 점점 하느님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으니 돈봉투의 주인이 누구를 뜻하는지는 아리송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 [월드리포트] 하느님에게 보내는 돈 봉투…누가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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