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영국 공식 방문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총리 취임 이후 첫 영국 방문이다. 인도 총리가 다자회의 참석이 아닌 양자회담을 영국을 방문한 것은 2006년 만모한 싱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영국은 지난달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극진히 환대한 데 이어 모디 총리에 대한 예우도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지목되는 국가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과거 식민지 시절부터 지속돼온 오랜 관계가 있다. 현재 영국 내 인도계 기업의 일자리가 11만개에 이른다. 13개 기업에 걸쳐 6만5천명을 둔 타타그룹이 대표적이다. 한때 영국 자동차 브랜드의 상징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현재 타타그룹에 넘어갔다.
영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인도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다. 인도 역시 유럽연합(EU) 다른 회원국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이 영국에 투자했다. 영국 내 인도계 인구도 140만명에 달한다.
이중 60만여명은 영국에서 태어난 이민 2.3세대이고 나머지는 인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다. 재계, 학계, 의료계, 정치계 등 영국 공공사회에서 최고의 자리로 올라선 인도계 영국인들이 많다.
캐머런 총리는 모디 방문에 앞서 "단순히 역사적인 방문이 아니라 역사와 사람들, 가치들로 결합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의미부여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디 총리의 방문 기간 양국 기업들 사이에 90억파운드(약 15조8천억원) 규모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의 3개 도시 공동개발과 민간 원자력발전 협력 협정 등이 체결됐고, 인도 기업이 영국 런던에서 루피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영국을 EU의 관문으로 계속 여길 것"이라며 "양국 협력이 더욱 증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양국은 공유하는 역사와 가치, 그리고 인적 교류 등 특별한 역사의 장을 갖고 있다"며 양국간 유대를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동을 정례적으로 갖기로 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2010년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인도를 선택, 대규모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인도를 방문해 인도와의 경제관계 강화에 공을 들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2010년 이래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경제 3개국에 대한 영국의 수출이 86억파운드(약 15조원) 증가했지만, 이중 대부분은 對중국 수출이고 對인도 수출은 겨우 14억파운드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모디노믹스'(Modinomics)로 불리는 모디의 친기업 정책이 양국의 투자 및 경제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인도 경제전문가 킬빈더 도산은 "인도의 급증하는 중산층은 영국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모디 총리 의전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모디는 2012년까지 영국 입국이 사실상 불허된 정치인이었다. 2002년 구자라트 주에서 벌어진 1천명이 숨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폭력 사태에서 독실한 힌두교도인 모디가 주 총리로서 이를 방관했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정부는 이런 모디에게 정상회담 이외 공군이 인도 국기 색인 삼색 연기를 내뿜는 축하비행을 마련했다. 그는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오찬을 하고 인도 총리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하이라이트는 13일 웸블리구장에서 열리는 약 7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환영행사가 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인도계 동포사회가 마련한 이 행사에 캐머런 총리 등 내각 장차관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캐머런 총리는 또 시 주석과 마찬가지로 모디를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해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모디 총리와 함께 지난 3월 국회의사당 앞에 세워진 간디 동상에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시 주석 방문 때 제공했던 버킹엄궁 근위병 사열식이나 황금마차 이동 등은 열리지 않는다. 시 주석은 국가원수 자격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청에 따라 영국을 방문했지만 인도의 국가원수는 정치적 실권은 없지만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시 주석의 영국 방문 때보다는 정부의 공식 홍보가 훨씬 덜하다고 FT는 전했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 역시 시 주석 방문 때와 비교하면 덜 비중 있게 다루는 모습이다. 한 보수당 의원은 "시 주석 방문 때에는 흥분이 더 컸다. 중국과의 교역관계가 더 많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면 버킹엄궁에서 묵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의 영국 방문에 환영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모디 총리와 만나 인도 정부의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 탄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계 작가 살만 루슈디 등 영국 작가 200여명은 캐머런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모디 총리에게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표현의 자유 제한 문제를 제기하라고 요구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반대하는 '카스트워치UK' 등 여러 단체도 인도의 인권 상황과 네팔에 대한 무역 제한조치 등 거론하며 총리 공관 부근에서 모디 총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인도 모디 총리, 첫 영국 방문…16조원 경협 합의
캐머런 "역사적 기회"…모디 "영국은 인도에 EU의 관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