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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대박계약은 '벌떼 신약개발 프로세스' 덕분"

한미약품 '드라마틱'한 계약 뒷이야기

"5조원 대박계약은 '벌떼 신약개발 프로세스' 덕분"
"계약 과정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가끔은 배짱도 튕겼고, 우리 신약을 가져가겠다는 글로벌 업체끼리 경쟁도 붙였죠. 전 세계 내로라하는 제약사 핵심 인사와 4번이나 '밀당'에서 성공했습니다." 올해만 약 7조 6천억 원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의 이관순 대표가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와의 '드라마틱'한 계약 뒷이야기를 귀띔했습니다.

이관순 대표는 11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취재진에게 "당연히 신약의 주인이 우리니까 배짱도 튕겼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을 동시에 끌고 가면서 협상을 진행한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고 웃음 지었습니다.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 기업이 한미약품의 신약을 얼마나 원하는지는 이들 업체가 제시한 '계약금'과 '로열티'에서 드러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한미약품으로부터 당뇨 신약 프로젝트 기술을 도입한 사노피는 계약금으로 약 5천억 원(4억 유로)을 약속했고, 비만·당뇨 신약 기술을 사간 얀센은 계약금 1천160억 원(1억 500만 달러)을 걸었습니다.

두 업체는 모두 한미약품에 두자릿수 퍼센트의 로열티도 약속했습니다.

이관순 대표는 "계약금이 낮으면 개발하다 포기해버리기 쉽다"며 "높은 계약금은 이 회사의 개발 의지를 반영하는 만큼 마일스톤과 상품화 이후 로열티 등으로 받는 수익도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알아준 것은 한미약품이 미국당뇨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 학회에서 적극적으로 연구 성과를 알린 덕분이라고 이 대표는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ADA에서 한미약품이 새로운 연구 성과를 11편이나 발표했다"며 "전 세계 당뇨 쪽 전문가가 다 모인 이 자리에서 신뢰성 있는 발표자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발표한 덕에 좋은 성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매출(7천276억 원)의 19%(1천380억 원)를 쏟아부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한미약품의 투자도 '새 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이런 탓에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만의 'R&D 방식'이 필요하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미국의 매출액이 100이면 일본이 10, 우리가 1이다. 한 해 매출이 1조 원도 안 되는 우리나라 제약사가 거대 제약사들과 같은 방식으로 R&D를 해서 어느 세월에 신약을 만들겠는가"라며 "의사결정방식이나 자원 투입에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우리만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번에 사노피에 수출한 인슐린을 예로 들며 "최초 후보 물질의 수 자체는 줄이되,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에는 '벌떼처럼 몰려들어' 집중하는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한미만의 독특한 신약개발 프로세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벌떼 신약개발 프로세스'로 초대형 계약을 만들어낸 한미약품의 연구원들에게 이관순 대표는 "아직 확실히 얘기할 수야 없지만, 회사 차원에서 미래를 위해서 그동안의 고생에 보상해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연구소장 출신인 이 대표는 2010년부터 한미약품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한미약품의 대표들은 영업직 출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강력한 신약개발 꿈을 현실로 바꾼 이 대표는 "제네릭부터 시작한 우리 R&D가 이제야 반환점 비슷한 걸 돌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신약개발의 잠재력을 가진 만큼 자신감을 갖고 연구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한 신약 기술을 확보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이 대표는 "'실탄'이 좀 모였으니 한미가 직접 신약 물질을 개발하는 틀에서 벗어나 인수합병, 아웃소싱 등을 통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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