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43년 전 북아일랜드에서 공수부대의 무차별 총격으로 비무장 시위대 14명이 사망한 '피의 일요일' 사건과 관련해 당시 진압에 참여한 전직 군인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북아일랜드 경찰은 1972년 1월 '피의 일요일' 사건 당시 민간인에게 발포한 66세 전직 군인 남성을 벨파스트 인근 안트리 카운티에서 체포해 살인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습니다.
경찰 소식통은 이 남성이 당시 시위대에 총을 쏴 윌리엄 내시(19), 존 영 (17), 마이클 맥다이드(20) 등 3명을 살해하고 아들을 구하려던 내시의 아버지에게도 총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피의 일요일'사건의 가해자가 체포된 것은 2012년 이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살인혐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은 "이번 체포로 앞으로 진행될 사건 조사 전체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내시의 누나인 케이트 내시는 경찰의 이번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라면서 "우리는 사법 시스템 안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고자 힘겨운 투쟁을 이어왔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북아일랜드 독립투쟁을 전개해온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도 "이번 조치는 피의 일요일 희생자 유족들이 정의를 위해 벌여온 기나긴 투쟁에서 또 다른 진일보"라고 평가했습니다.
'피의 일요일'은 1972년 1월30일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영국계 신교도와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며 행진하던 비무장 가톨릭교도들을 향해 영국 공수부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으로 북아일랜드 주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현장에서 숨진 13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사망한 이 사건을 계기로 이전까지 평화적으로 독립운동을 벌이던 북아일랜드 가톨릭교도들이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무장투쟁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초기 조사에서 사상자 일부가 총기나 폭발물을 가지고 있었으며 군의 총격도 시위대의 선제공격에 응사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 시작돼 12년간 진행된 전면 재조사 결과 군이 사전경고 없이 먼저 발포했고 시위대가 특별히 군을 위협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0년 '피의 일요일'의 재조사 결과를 담은 '새빌 보고서'가 나온 뒤 영국군의 발포는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영국의 과거사 반성…43년전 '피의 일요일' 진압군 살인혐의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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