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 합니다.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오늘이 11월 11일이잖아요. 1이 네 갭니다. 그래서 말 만들기가 참 좋은 날이에요.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왜 막대과자 있잖아요. 규정상 방송에선 상표를 말씀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가 다 아는 그 이름을 제 입으로 말할 수는 없는데, 어찌됐든 간에 그 날입니다.
예전엔 그냥 천 원 정도 하는 과자 하나 주는 정도였다면, 날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이제는 나가보시면 이 과자로 거의 탑을 만듭니다. 막대 몇 십 개씩을 이어 붙여서 하트 모양도 만들고 해서 팔아요. 여자 친구한테 성의를 보인다는 차원에서 몇 만 원 씩도 쓰고 그러는 건데, 보면 저거 다 먹으려면 몇 달은 물리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런데 그거 말고도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가래떡 데이기도 하죠?
▶ SBS 김범주 기자:
이제 이름을 말할 수가 있어서 좀 속이 시원하네요. 맞습니다. 길쭉길쭉 하다고 해서 가래떡 데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거보다 앞서서, 왜 십일이라는 숫자가 한자로 쓰면 십자가 같은 열십자에 날 일 자잖아요. 날 일 자를 십자 밑에 넣으면 흙토 자가 된다고 해서, 흙토가 두개라고 농업인의 날로도 지정이 됐는데, 이것도 벌써 20년이 됐다고 그러네요.
여기다가 철도의 날이기도 하고요, 사람 다리 같다고 해서 보행자의 날이기도 하고요, 한 열 가지됩니다. 사실 막대과자의 날 빼고는 기억하기도 쉽지가 않죠. 그런데 오늘이 또 옆 나라 중국에선 가장 많이 물건을 크게 세일하는, 그래서 많이 파는 날이기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요?
▶ SBS 김범주 기자:
1이 네 개 잖아요. 외롭게 서 있다고 독신의 날이에요. 그래서 솔로를 의미하는 중국 말, 광군절이라고 하는데,온라인 쇼핑 회사들이 이걸 잘 이용해서 한 7년 전 쯤부터 당신들을 위해서 직접 돈을 쓰라고 세일 행사를 벌인 거죠. 그런데 이게 먹혀서요. 지금은 뭐 어마어마하게 물건이 팔리는 날입니다.
오늘 하루 동안에만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팔리는 물건 액수가 자그마치 166조 원, 억 원 아니고요, 166조 원이나 될 걸로 추산이 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166조원이면, 우리나라 1년 인터넷 쇼핑보다도 많겠는데요?
▶ SBS 김범주 기자:
많죠. 우리가 1년에 한 50조 원 정도 보니까요. 하루 만에 세배를 파는 셈입니다. 무섭죠. 특히 알리바바라고 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오늘 하루에 많게는 18조 원 어치까지 팔 걸로 예상이 되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이 물건들의 상당수가 진짜가 아니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직도 중국은 짝퉁이 많죠.
▶ SBS 김범주 기자:
짝퉁이 많은 정도가 아니고요. 이 회사 회장이 직접 짝퉁 파는 걸 옹호할 정도예요. 이 회사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이 돼 있는데, 상장 할 때는 아닌 척 했거든요. 알리바바 회장인 마윈이라는 사람이 짝퉁은 암이다, 우리는 짝퉁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말을 했었는데요.
실제론 안 그렇거든요. 중국 정부가 조사를 했는데 여기서 파는 물건 중에 절반 이상, 여덟 개를 사면 다섯 개는 짝퉁이라고 나왔어요. 중국 정부가 이렇게 결과를 내놨을 때는 실제로는 더 심하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프랑스에 구찌라든가, 이브생로랑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 회사가 알리바바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걸었어요. 짝퉁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이런 이유였는데요.
그런데 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그저께, 여기에 대해서 참 재밌는 말을 한 거죠.
▷ 한수진/사회자:
뭐라고요?
▶ SBS 김범주 기자:
진짜 제품 만드는 사람도 권리가 있지만, 짝퉁을 파는 업자들도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소송에서 합의를 하지 않겠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지만 자존심은 잃지 않겠다고 했는데, 적반하장이란 말이 딱 맞는 거죠. 물건 훔쳐놓고 훔칠 권리가 있다, 이렇게 떠드는 꼴이니까요.
그러면서 우리를 압박해선 소용없고, 협력해야 한다고까지 이야길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긴 게, 이 명품 회사가 이미 소송을 한 번 작년에 걸었다가, 알리바바가 우리가 막아 볼께, 이래서 취하를 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말이 안 지켜지니까 다시 소송을 건거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배짱을 부리는 거죠. 그만큼 돈이 넘쳐나니까 그러는 거고, 또 문제는 중국 정부도 이걸 막을 생각이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중국 정부가 아직도 그런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영국에 SUV 차를 만드는 랜드로버란 회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자기네 나라에 공장을 지으면 혜택을 많이 주기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짓고 이보크란 이름으로 차를 냈어요. 이 차가 잘 나와서, 중국에서 확 인기를 끌었단 말이죠.
그런데 이 차가 나오고 딱 한 달 만에, 중국 자동차 전시회에 한 현지 회사가 똑같이 생긴 자동차를 내놓은 겁니다. 이름도 심지어 랜드윈드예요. 라디오라서 보여드릴 수가 없는데,한 번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진짜 똑같이 생겼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값이 4분의 1입니다.
진짜 랜드로버는 한 대에 1억 원 하는데, 짝퉁 랜드윈드는 2천 5백만 원이예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그래서 랜드로버가 중국 법원에 소송을 걸었거든요. 그런데 기각이 됐어요.
▷ 한수진/사회자:
문제없다고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러니까요. 그래서 랜드로버 회장이 뭐라고 했냐면, 여기는 법이 없다. 우리를 지킬 방법이 없지만, 장사를 하려면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냐, 이렇게 대답을 했단 말이죠. 이런 건이 하나 둘이 아닌데, 뭐 폭스바겐도 베끼고,포르쉐도 베끼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그냥 베끼는 게 일인데, 랜드로버 상황을 봤으니까 누구도 싸울 생각을 안 해요.
▷ 한수진/사회자:
정부가 나서서 자기네 회사들 키워주는 거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그래서 왜 스마트폰 이야기할 때 중국 샤오미란 데가 굉장하다, 이렇게 말은 하는데, 문제는 샤오미도 전화기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같은 데선 파는데 다른 데론 못 나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팔 생각을 못해요. 왜냐면 자기들 맘대로 기술 베낀 게 한두 개가 아니거든요.
그렇게 남의 기술 막 써서 단가를 낮췄기 때문에 싼 값에 물건을 팔수가 있는 건데요. 삼성이 기술 로열티 같은 거 다 주면서 중국에서 이런 회사들하고 싸우려다 보니까, 단가를 맞추기가 어려운 겁니다. 뭐 중국 정부 입장에선 이렇게 자기 나라 기업들을 키우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우리가 후발주잔데,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뭐라고 핑계를 대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덩치로 밀어붙이는 악습이고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선 그만큼 손해인, 나중에라도 이런 짓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게 걱정거립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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