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反)도핑기구(WADA) 산하 독립위원회가 자체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선수들의 광범위한 도핑(금지약물복용) 사실을 폭로하면서 상응하는 제재를 취할 것을 권고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반발하고 나섰다.
WADA 독립위원회는 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반(反)도핑 조사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광범위하게 도핑을 했으며 러시아 스포츠부가 이를 묵인하거나 조장했고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도 도핑에 개입하는 등 조직적 반도핑 규정 위반이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그러면서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내년도 하계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주관의 모든 국제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800m 챔피언 마리야 사비노바를 비롯한 5명의 러시아 육상선수에 대해선 영구 출전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IAAF에 권고했다.
또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약 1천417개의 도핑 검사 샘플을 고의로 폐기했다면서 이 실험실의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로드첸코프를 해임하는 한편 RUSADA의 자격도 박탈할 것을 주문했다.
세바스찬 코 IAAF 회장은 WADA 독립위원회의 보고서와 관련 러시아가 스스로 IAAF 주관 경기들에 참석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우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그같은 문제는 모두에게 있는 것이며 러시아도 다른 나라들에서와 비슷한 비율의 문제만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고의적 도핑 검사 샘플 폐기 의혹에 대해 "10년 동안이나 샘플을 보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면서 "도핑 검사를 하고 경기를 치른 뒤 메달을 수여한 것으로 끝내야지 왜 경기가 끝난 뒤에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모스크바실험실의 도핑 검사 샘플 폐기는 WADA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포츠부는 이튿날인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에서 큰 국제경기가 열릴 때는 모스크바실험실 활동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WADA, 해당 경기를 주관하는 국제스포츠연맹 등으로부터 온 많은 외국 전문가들도 참여했다"면서 "모스크바실험실의 투명성과 활동에 누구도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부는 WADA 독립위원회의 보고서를 받았으며 현재 전문가들이 보고서의 중요한 결론과 권고사항들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WADA가 사실과 증거에만 근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겠지만 여기에 담긴 여러 주장이 근거가 부족한 것이란 반박이었다.
러시아육상경기연맹(ARAF) 회장 대행 바딤 젤리체녹은 이날 "러시아가 자진해서 IAAF 주관 국제경기들에 불참하라고 한 코 IAAF 회장의 제안은 놀라움을 불러 일으킨다"며 "당연히 그같은 제안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리체녹은 그러면서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모든 국제경기 출전 금지는 도핑과 관계없는 선수들의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USADA 전 회장 니콜라이 두르마노프도 "러시아에서 광범위한 도핑이 이루어졌다는 WADA 위원회의 보고서는 철저한 헛소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의적 샘플 폐기 의혹에 대해 "모든 샘플을 보관할 장소가 없기 때문에 특정 이유로 폐기가 금지된 샘플을 제외한 폐기는 정상적인 절차"라면서 WADA 위원회의 보고서를 서방의 정치적 주문에 따른 것이라고 깎아 내렸다.
한편 니키타 카마예프 RUSADA 현 회장은 모스크바실험실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실험실 활동 중단이 WADA 위원회의 보고서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보고서 내용 중에 새로운 것은 없었다"면서 "몇몇 문제 제기는 정치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RUSADA가 WADA와 협력하면서 요구하는 답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세계반도핑기구 "러시아 광범위·조직 도핑" 폭로…러 반발 파장
"러시아 당국 사실 알고도 묵인 혹은 조장…반 도핑 규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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