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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가래떡?…기념일 몰린 '11월 11일'

<앵커>

내일(11일)이죠. 11월 11일은 보통 길쭉한 모양의 과자 이름에서 따온 빼빼로 데이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하지만 이 외에도 길쭉한 모양을 따서 가래떡 데이, 또 젓가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젓가락의 날로 불리기도 합니다.

숫자 모양이 이렇게 특이하고, 기억하기도 쉬워서, 이날을 기념일로 삼는 지자체나 단체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11월 11일을 기념하는 날만 10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생생 리포트,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박수미·황연석/대학생 : (내일 무슨 날로 알고 계세요?) 빼빼로 데이. (그것 말고 다른 날도 알고 계세요?) 아니요.]

편의점도, 마트도, 백화점도, 스틱형 제과 제품과 광고가 봇물입니다.

화려한 포장을 더 한 몇만 원대제품까지 나왔고, 올해는 수능 특수까지 겹쳤습니다.

[백화점 직원 : 그냥 이런 제품은 합격 기원 (표시를) 빼면 '빼빼로데이용'이고요. 수능에 빼빼로데이 (선물 판매)같이 하는 중이고요.]

11월11일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법정 기념일, 농업인의 날이기도 합니다.

11월 11일의 한자를 세로로 쓰면 흙 토 자가 된다고 해서 정해졌습니다.

농식품부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가래떡 데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제과 업체들의 마케팅을 넘기엔 역부족입니다.

지체장애인 단체는 지체장애인들의 직립을 희망한다며 지체장애인의 날이라고 부르고, 코레일은 11이 열차 레일 모양을 닮았다며 레일 데이라 부릅니다.

이 밖에도 11이 사람 다리 모양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보행자의 날로도 지정되기도 했고, 눈의 날, 우리 가곡의 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최영섭/'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날이 11월 11일 빼빼로데이라 그래서 그날을 (이용해서) 청소년부터 우리 가곡을 좋아하게 만들자(는 뜻이었습니다.)]

청주시는 올해 젓가락 축제를 개최하면서, 내일을 젓가락의 날로까지 선포할 예정입니다.

[양 윤/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빼빼로데이가 일종의 랜드마크가 된 거예요. (그런데) 기념일을 기념할 수 있는 사람들, 바로 그 층이 다르거든요. 표적이 구분이 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빼빼로데이의 인지도를 뺏어 오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너도나도 기념일을 갖다 붙이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가장 많이 챙기는 '데이'로 빼빼로데이가 손꼽히는 것은 기업들의 상품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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