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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남성 못지않은 여성 소방관들

산세가 험하고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이 많은 강원도의 지형적 악조건 속에서도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여성 소방관들이 있다.

편한 곳을 찾지 않고 현장에서 호흡하려는 젊은 여성 소방관들과 그들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며 매번 '여성 최초' 타이틀을 기록하는 원미숙 횡성소방서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 "현장을 알아야 내근도 하죠"…여성소방관들 종횡무진

"소방공무원으로 들어왔으면 현장에서 뛰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동해소방서 김희수(26·여) 소방사와 춘천소방서 권지선(나이·31) 소방사는 당차게 말했다.

두 사람은 남성 못지 않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희수 소방사는 대부분 여성 소방공무원이 맡는 행정업무가 아닌 현장대응과 화재진화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화재현장에서 소방호스 노즐(관창)을 잡으며 진화활동을 돕는다.

그는 "현장을 알아야 내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으로 오고 싶었다"라며 "소방공무원을 지원한 이유가 현장활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형이 험하고 비포장도로가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 법도 하지만 그는 끄떡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권지선 소방사는 구급특채로 들어와 현장대응과 구급팀에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간호사로 8년을 근무하면서 구급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동기 한국환(26) 소방사와 짝을 이뤄 응급처치하고 구호자를 들것에 실어 나르는 등 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리적인 어려움으로 구급이송에 1∼2시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는 "여자로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부분이 있지만, 동료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체력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라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몸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후배들 보며 자극받아요"…원미숙 전국 최초 여성 소방서장

이런 당찬 후배들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맏언니가 있다.

'전국 최초 여성 소방서장'인 원미숙(57) 횡성소방서장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후배들을 지켜보며 1998년 원주 단구 소방파출소장으로 재직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소방파출소장으로 재직한 그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으며 꿋꿋이 일했다.

"현장을 직접 가서 화재 진압을 하거나 구조한 경험이 없는데 혹시나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생명과 재산피해가 확산할까 봐 더 긴장했죠." 그는 현장에서는 남자다운 카리스마로, 평상시에는 엄마 같은 포근함으로 직원들을 끌어안았다.

원 서장은 "예전에는 아파트에 비상용 승강기가 없어 화재가 나면 뛰어올라갔다"라며 "평상시에는 뛰어올라가려고 해도 못 올라갈 것"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전국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매번 기록한 그는 후배들을 보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그는 "주변에서 '일 잘한다', '남자 10명보다 낫다'라는 후배들에 대한 칭찬이 들려올 때마다 열정적으로 일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라고 쑥스러워했다.

원 서장은 지난 29일 열린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여성1호상'을 받고 "맏언니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여성 1호상 연락받았을 때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가?' 생각했어요.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지만, 격려와 채찍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후배들이 올 길을 잘 닦아놓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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