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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삶 바꾼 '기적의 오케스트라', 갈 곳 없는 처지

<앵커>

엘 시스테마.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촌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면서 마을 문화까지 바뀐 '기적의 오케스트라'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외 아동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갈 곳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합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땅거미가 내려앉은 저녁, 악기 가방을 든 아이들이 하나둘 학교로 모여듭니다.

현악기부터 관악기까지, 꽤 익숙한 솜씨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냅니다.

아동복지재단이 만들고 지역 강사들이 재능기부로 꾸린 '드림 오케스트라'입니다.

분노 조절 장애를 겪던 13살 종빈 군은 악기를 배우면서 성격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중빈 : 맨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그냥 악기만 하러 나왔는데 합주할 때 잘해보자 하면서 열심히 하자고 얘기도 해요.]

[강사 :어느 순간 2,3년 후에 애들이 깨닫는 거예요. 선생님 그랬었죠, 죄송해요, 잘할게요. 이렇게 변화되는 모습, 상상도 못했던 모습 봤을 때 (눈물) 지금이 저는 꿈만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음악 이상의 의미입니다.

[현빈 : 선생님들 재능기부 하잖아요. 그게 보기 좋아서 저도 나중에 비올라 재능기부 하는 게 꿈이에요.]

4년 전 35명에서 160명까지 단원이 늘어나고 아이들의 참여 의지도 높지만, 곧 갈 곳 없는 처지가 됩니다.

연습장소로 사용해온 학교가 주택가에 인접해 있다 보니 빗발치는 소음 민원 때문에 내년 2월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연습실과 합주공간까지 최소 천2백 제곱미터 규모 건물을 빌리려면 매달 8백만 원이 필요합니다.

[재단 : 학교 규모로 아이들 수용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보니까 예산상의 어려움도 있고 전용 연습공간을 새롭게 마련해 줄 수 있으면.]

다른 학교가 공간을 내주거나 전용 연습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던 오케스트라는 해산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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