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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햇빛은 1군 발암물질, 교대근무는 2군 발암물질"

*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을 발암 물질로 지정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발암 물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 홍혜걸 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일단 발암 물질이라는 게 뭔지 살펴볼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말 그대로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고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하고 있죠. 크게 세 가지 그룹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가 1군 발암물질인데요. 이건 사람에게 확실히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는 걸 말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발암물질이 포함되는데요. 현재 118개가 지정돼 있습니다. 담배, 방사선, 라돈이나 석면가루 벤젠 이런 게 있고요. 재밌는 건 위장 속에 사는 헬리코박터라는 세균 들어보셨죠? 이것도 1군 발암물질에 해당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홍혜걸 의학박사:
 
네. 그리고 간염바이러스 그리고 햇빛도 들어가 있죠. 자외선이 피부암 일으키니까요. 그리고 공기 오염 또 소금에 절인 생선 이런 것들이 전부 1군 발암물질이고요. 술이 1군 발암물질에 포함된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술도 들어 있어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담배와 달리 술은 암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믿지만 사실은 가장 과소평가된 발암물질입니다. 이 술 이외에도 경구피임약이라든지 폐경기 때 처방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이런 것들 전부 1군 발암물질이고 이번에 소시지와 햄 이런 가공육들이 포함된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2군 발암물질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 홍혜걸 의학박사:
 
여기에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붉은색 살코기 소고기, 돼지고기 추가됐고요.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대근무가 포함됐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교대 근무?
 
▶ 홍혜걸 의학박사:
 
네. 이건 생활양식이고 물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교대 근무가 유방암 등을 일으킨다는 증거들이 매번 나옵니다. 그래서 교대 근무 그리고 고온에서 기름으로 튀기는 요리라든지 이런 75가지가 2군에 그러니까 동물에서는 증거가 충분하나 사람에게는 부족한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대 근무 이거 어떻게 해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 홍혜걸 의학박사:
 
제가 한 가지 팁을 드린다면 교대 근무 가능하면 안 하는 게 좋은데요. 하신다면 시계 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오전 근무 하셨으면 그 다음에 오후 근무 그 다음에 야간 근무 이 순서로 돌아가야 해요. 이게 반 시계방향으로 그러니까 거꾸로 오전 근무했는데 야간 근무하고 오후 근무하고 이렇게 하면 몸에 더 안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쩔 수 없이 하더라도 오전, 오후, 야간으로.
 
▶ 홍혜걸 의학박사:
 
네. 하나 더 있습니다. 2군 B 발암물질인데요. 이건 발암 가능 물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에게서 증거가 빈약하고 동물에게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약간 올리는 것 같다는 가장 낮은 등급의 발암물질인데요. 여기는 288개가 분류돼 있고 놀랍게도 커피라든지, 김치라든지, 코코넛오일이라든지 심지어 스마트폰의 전자파, 자기장 이런 게 다 포함된 거예요. 그러니까 발암물질이라고 하는 게 의외로 세계보건기구는 폭넓게 잡고 있다, 이렇게 알고 계셔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안 들어가는 게 없겠는데요?
 
▶ 홍혜걸 의학박사: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 가지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아요. 첫째는 발암물질을 곧 암이 발생한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라는 거죠. 그게 아니란 얘깁니다. 확률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헬리코박터 세균이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는데요. 이게 있으면 없는 사람보다 위암에 4배 정도 많이 생긴다는 거예요. 통계를 보면 인구 1만 명 당 1명 꼴로 위암이 생긴단 말이에요. 비감염자는. 감염된 사람은 1만 명당 4명이 생긴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수치상으로는 4배 증가가 맞죠. 그런데 절대적으로 보면 헬리코박터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9,999명은 괜찮단 얘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이 좀 올라간다는 것이 그게 발암물질이 다 암을 일으키는 건 아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한수진/사회자:
 
두 번째 오해는 뭔가요?
 
▶ 홍혜걸 의학박사:
 
양에 대한 문제가 중요합니다. 예컨대 물에 청산가리를 섞어서 제가 마신다면 제가 죽을까요? 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반대로 제가 맹물만 많이 마신다면 아무 문제없을까요? 청산가리를 섞더라도 예컨대 1피코그람이죠. 10조분의 1그람으로 거의 분자 수준으로 극미량을 섞는다면 큰 문제가 없단 얘깁니다. 반대로 맹물만 마신다 하더라도 미네랄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순수 H2O를 수십 리터를 짧은 시간 안에 제가 마신다고 한다면 아주 심각한 치명적인 저나트륨증이 와서 사람이 죽을 수 있단 얘기예요. 발암물질도 양이 아주 중요하고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도 너무 많이만 안 드신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세 번째 오해를 말씀드리면요. 발암물질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이해득실을 따지면 선택의 문제라는 거죠. 예컨대 햇빛도 1급 발암물질이잖아요. 이게 피부암 일으키지만 때로는 이게 비타민D도 만들고 기분 좋게 하고 잠도 잘 오게 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발암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고 회피하고 이게 아니고 나의 필요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결정하는 거다. 예컨대 저는 햄이나 소시지도 내가 이걸 진짜 좋아하고 이걸 먹으면 행복하다면 많이 먹으면 안 좋지만 가끔씩 드시는 거 이건 저는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불안해하는 분들 많았는데 오늘 박사님 설명 듣고 나니까 그렇게 불안해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 홍혜걸 의학박사:
 
가능하면 줄이면 좋다는 말씀 드리지만 약간 노출되거나 접촉했다 하더라도 너무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홍혜걸 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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