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말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들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네라디코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 청장은 5일(현지시간) "조사단이 기체 잔해나 화물, 수화물, 시신 등에 폭발물 흔적이 있는지를 조사할 것이며 테러와 연관된 측면들이 있는지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험한 화물이나 수화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금지 물품·물질의 기내 반입 가능성 등을 포함한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의 보안 점검 실태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라디코 청장의 발언은 전날 미국과 영국 관리들이 러시아 여객기가 기내에 반입됐던 폭발물 폭발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테러설을 제기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사고의 여러 측면을 충분히 분석한 뒤에야 가능한 가설을 세울 것"이라면서 "먼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여객기 MH17 사고 때와 유사한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그랬듯 사고 직후 곧바로 여객기가 친(親)러시아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후 모든 상황을 여기에 끼어 맞추는 식의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었다.
네라디코는 그러면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조사가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여객기 내부 폭발설을 투기성 추측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도 "러시아는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며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타스 통신에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추코프 비상사태부 장관은 사고 원인과 관련한 모든 가설을 동등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만일에 대비해 러시아 항공사들의 국제노선 운항과 관련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북부 상공에서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사망했다.
블랙박스 해독과 사고기 및 시신 잔해 등에 대한 국제 조사단의 분석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기체 결함설과 기내 반입 폭발물을 이용한 테러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희생자들의 장례식도 이날부터 시작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당국은 지금까지 58명의 희생자 시신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이 마무리됐다면서 DNA 검사 등의 확인절차를 모두 마친 희생자들부터 장례식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추락 사고 여객기가 속한 코갈림아비아 소속의 또다른 여객기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국제공항에서 샤름엘셰이크로 출발하기위해 이동하던 도중 기체 손상을 입고 다른 여객기로 교체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공항 관계자는 "여객기가 견인차량에 의해 견인되던 중 기장이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면서 착륙 기어 부분이 견인차량과 충돌해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코갈림아비아는 당국의 기술점검을 통과한 자사 보유 여객기들을 그대로 상트페테르부르크-샤름엘셰이크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일부 서방 국가들과는 달리 샤름엘셰이크로의 항공 운항을 중단시키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러 항공청 "추락 사고기 기내 폭발물 흔적 조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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