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이달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돼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얻게 되면 주요 2개국(G2)인 미국-중국 간에 통화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실물경제에 이어 금융부문에서도 미국과 중국간에 '총성 없는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중국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을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발판으로 삼아 '금융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달러화를 바탕으로 누렸던 패권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우리나라의 셈법은 복잡해지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IMF는 이달 말쯤 집행이사회를 열어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합니다.
위안화는 이로써 2010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기축통화 후보로서 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위안화가 IMF의 SDR 통화바스켓 구성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 무역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사용가능하고,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해야 합니다.
IMF는 5년전 위안화의 SDR 구성통화 편입을 반려하면서, 그 이유로 외환시장에서 자유로운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후 5년간 중국의 경제규모와 국제거래에서의 위안화 결제비율은 확연히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2010년에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일본과 비슷했지만, 2013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2010년에만 해도 0%대로 미미했던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지난 8월 2.79%까지 상승해 엔화(2.76%)를 제치고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섰습니다.
이에 따라 각종 지표로 볼 때 위안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들어가려면 회원국 7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중국 위안화의 급부상을 견제하는 미국(16.75%)과 일본(6.23%)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독일(5.81%), 영국(4.29%), 프랑스(4.29%) 등 유럽국가들은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지지하기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편입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중국 외환시장은 여전히 거래에 제약이 있는데다 역내외 환율간 괴리가 있는데, 이는 개선돼야 할 점입니다.
SDR은 IMF가 1969년 국제준비통화인 달러와 금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가상통화로, IMF 회원국이 어려움을 겪을 때 담보 없이 필요한 만큼의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IMF 회원국은 출자 비율에 따라 SDR을 배분받고 보유한 SDR 규모 내에서 통화바스켓에 속한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등 4개 통화 중 하나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188개 IMF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출자비율은 1.41%, 투표권은 1.37%로, 19위 수준입니다.
위안화가 미국의 달러화와 유럽연합의 유로화, 영국의 파운드화, 일본의 엔화와 함께 IMF의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게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 전망입니다.
중국은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에 이어 IMF 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계기로 미국이 좌지우지하는 국제금융질서에 본격 도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화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체제에 위안화가 대항해 기축통화를 양분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동안 미국이 달러화 보유국으로 발권능력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추구했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유럽, 제3세계 국가들은 중국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중국에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와 아시아 유일 기축통화 자리를 빼앗기는 일본도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안화가 SDR 통화바스켓 구성통화가 되면, 중국은 이점이 많습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게 위안화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는 저변이 갖춰진다는 게 가장 좋은 점입니다.
그동안 결제수단으로 달러화를 사용해온 아시아국가들은 위안화로 전환할 가능성이 큽니다.
위안화가 외환보유액으로 인정되는 국제보유통화(reserve)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게 돼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들은 위안화 표시 자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꼽힙니다.
거래비용이나 환리스크가 감소하고,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는 점도 중국에는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과 미국이 경제패권을 겨루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중국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통화스와프와 직거래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위안화의 사용과 유통을 늘리며 야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전세계 통화질서가 달러 유일체제에서 유로와 위안화로 다극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실물경제 쪽에서는 일부 부문에서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는 상황"이라면서 "이 속도대로 가면 10년 후에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금융부문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에 절대적으로 밀리기 때문에 중국-미국 패권 다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이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이득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기축통화 편입이 장기적으로는 위안화와 원화 강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동향분석실장은 "위안화 SDR 편입은 위안화 강세, 달러 약세, 원화 강세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에 맞는 수준으로 위안화의 가치도 높아져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달러 중심의 통화체제는 지속되겠지만, 위안화로 인해 기축통화가 다극화가 된다면 국제통화질서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경제연구원 배 연구원은 "그동안에는 달러화가 동아시아까지 득세해 화폐와 실물경제간 괴리가 있었지만, 동아시아에서 기축통화가 나오게 되면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경제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물경제와 통화가 괴리가 있으면 부작용이 많은데, 경제 기초여건이 맞닿아 있는 중국의 위안화를 쓰면 괴리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아시아 기업들에 긍정적"이라며 "다만, 개별기업이나 개인 처지에서 보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외에 여러 통화를 봐야 하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하면서 위안화 거래 인프라를 잘 구축하면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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