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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명품가방 세금 깎아준다더니 결국 '백지화'

*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김범주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두 달 전이었던가요. 정부가 명품 가방하고 시계 같은데 붙는 세금을 깎아준다고 발표해서 논란이 일었었는데, 이걸 어제 정부가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기로 했다고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걱정했던 대로 일이 돌아가니까, 결국 버티질 못하고 다시 원상복구를 어제 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개별소비세라는 세금인데요. 이게 일종의 사치세 성격의 세금입니다. 아무나 못 사는 비싼 물건에만 이 세금이 붙거든요. 그런데 8월 말에 정부가 이걸 일부 품목에 대해서 확 내렸습니다. 원래 새 차 값에 5%를 세금으로 내던 거를 1.5% 깎아주고 그래서 지난달에 새 차가 참 많이 팔렸거든요.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했던 조친데, 그때 은근슬쩍 이상한 걸 집어넣은 게, 명품 가방, 시계, 가구, 이런데 붙는 세금까지 같이 내렸습니다. 수입한 금액이 개당 2백만 원이 넘으면 그동안은 세금을 매겨왔었어요. 그런데 이 기준을 5백만 원으로 올린 겁니다. 그래서 원래 수입가격이 5백만 원짜리 가방이면 세금이 60만원이 붙었었는데, 이게 0원이 됐었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게 크게 부각은 안됐었어요.
 
▶ SBS 김범주 기자:
 
다들 자동차 세금 내리고 가전제품 내리고 이런데 관심을 좀 많이 두다보니까 이 명품 쪽은 기자들도 관심이 좀 적었습니다. 그런데 전 이게 확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크게 두 가지를 처음부터 비판했었거든요. 그때 개별소비세 내려준 게 말씀 드린 대로 내수 살리겠다고 한 거 였는데, 비싼 수입 가방하고 시계에 붙는 세금을 깎아줘서 사람들이 몇 개를 더 산다고 해서 그게 내수 살리기랑 무슨 관계가 있나하는 점하고요.

두 번 째는 그런다고 해서 그 수입회사들이 값을 내리지도 않을 거라는 겁니다. 왜냐면 이 세금은 백화점에서 파는 가격에 매기는 게 아니라, 말씀 드린 대로 수입할 때 가격에 매기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가방을 얼마에 수입했는지 공개를 하질 않아요.

그러다보니까 세금이 실제로 얼마나 내려갔는지 소비자는 알 방법이 없고요. 알면 아니 몇십만원 세금이 내려갔는데 왜 그대로 받느냐, 따지기가 쉬운데 안 되니까, 그냥 가방회사가 꿀꺽 할 거라고 다들 내다 봤던거죠.
 
▷ 한수진/사회자:
 
실제로 안 내렸죠?
 
▶ SBS 김범주 기자:
 
그 정도가 아니고요. 값을 최근에 일부 회사들은 오히려 잇따라서 올렸어요. 정부가 결국 세금지원을 해주는 꼴이 됐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니까 어제 다시 기자들을 모아서, 다시 시행령을 바꿔가지고 이번 달 안에 세금을 도로 걷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보면서 허탈하달까요. 조금만 시장을 알면 이렇게 될 것이란 예상이 너무나 가능했던 일인데, 무슨 생각으로 처음부터 이걸 추진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심지어 조세재정연구원이라고, 세금 걷는거 연구하는 국책연구기관이 있는데 정부가 여기에 작년에 2천 7백만 원을 줘서 개별소비세 관련한 연구를 했었습니다. 그때 그런데 나온 보고서를 보면 내용이 정반대예요. 어차피 수입가 2백만 원짜리 가방은 고소득층만 사기 때문에 세금 내려 봐야 별 효과 없다, 유지하는 게 낫고, 또 한 가지, 오히려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을 했어요.

백화점 매장에서 파는 금액에 세금을 물려야 된다. 수입회사들이 수입가격을 가지고 장난을 칠 여지가 있고, 유통마진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는데, 어떻게 세금 들여 한 연구랑 정반대 정책을 폈단 말이예요. 그렇게 무리하게 정책을 해놓고 접을 때도, 어제 사과나 해명도 제대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최근에 다른 데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또 어떤 데서요?
 
▶ SBS 김범주 기자:
 
아파트 분양하는 데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데요. 집단대출이란 제도가 있어요. 뭐냐면, 아파트 분양할 때 중도금, 잔금 이런 거 왜 건설사가 다 알선해서 대주잖아요. 당첨자들 대표해서 건설사가 은행에 가서 협상을 해서 단체로 대출을 끌어오기 때문에 집단대출이라고 부르는데, 이게 문제가 있어요.

뭐냐면 개별 상담 없이 하는 거라, 당첨자가 돈을 얼마를 버는지, 빚을 잘 갚을 수 있는지 심사를 제대로 안 합니다. 그냥 당첨만 되면 빌려줘요. 그러다보니까 뭐 무이자로도 빌려주고 하니까, 돈을 못 버는데도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받아서 분양을 받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요새 분양시장이 좀 과열된다고 했더니 그런 일이 또 벌어지는 거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러니까요. 그래서 이것도 너무 늘어난다, 지금 지난 달 같은 경우는 전체 주택담보 대출 중에 3분의 1이 이 집단대출이어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거든요. 그랬더니 딱 명품 세금하고 비슷한 일을 당국자들이 해요. 돈 빌려주는 은행에 한 달 전쯤에 집단대출 좀 줄이지, 이렇게 지시를 내리고, 일부 은행에는 점검이라고 해서 직접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은행 입장에서는 어떡하겠어요. 대뜸 줄여야죠. 누구 명인데요.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그렇겠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 문제는, 예비동작 없이 이 돈 조이는 게 시작이 됐다는 겁니다. 건설사들은 쭉 그동안 뭐 별 말이 없었으니까, 분양을 했어요. 분양을 한 다음에 은행에 가서 돈 빌려주세요, 그랬는데, 갑자기 안돼요, 위에서 시켜서 못해줘요, 이런 일들이 지방부터 일어나고 있는 거죠.

정부 정책이란 게 교차로 신호등 같아야 돼요. 누가 봐도 예측 가능하고 투명해야 됩니다. 파란불이다가 노란불이 들어오면 아 빨간불 들어오겠구나, 그러고 알아서 차들이 정리를 해야 되는데요. 이렇게 순식간에 파란불에서 빨간불로 아무 예고 없이 바꿔버리면 교차로 가운데서 사고 납니다. 돈 들여서 터 닦아놓은 건설사들은 무슨 죄며, 대출 약속 받고 청약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 한수진/사회자:
 
집단대출은 그런데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요? 심사가 약해서 나중에 위험해질 부분도 있으니까 줄여가는게 맞는거 같은데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럼요,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집단대출이 이미 3,4년 전에 한 번 문제가 됐었던 제도거든요. 그때도 똑같이 그냥 대출을 해줬다가 입주 할 때 쯤 집값이 떨어지니까 사람들이 돈 안 갚고 입주 안하고 하면서 문제가 됐었어요.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사전에 집단대출 나가는 추이를 보고 있다가 반년 전쯤이라든가, 곧 줄일 겁니다, 조심하세요, 이렇게 신호를 보내서 건설사들이나 청약하는 사람이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정부의 할 일인데, 명품 세금 건도 그렇고, 집단대출 건도 그렇고, 신중하고 세심하게 정책을 펴는 느낌이 아니라 투박하고 무신경하달까, 좌회전 깜박이 켜고 가다가 자기가 가고 싶으면 우회전 해버리는 것 같아서, 불안불안 합니다. 정책을 이렇게 몇몇 공무원 맘대로 뒤집었다 엎었다 하면, 국민들이 정책을 믿고 지지해주기가 주저됩니다. 큰 일 하는 사람들은 좀 더 신중해졌으면 좋겠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SBS 김범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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