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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카페죠"…여자 대학생 최초 야구동아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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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 카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이화여대에 재학 중이었던 한 학생은 친구들과 커피 한 잔을 하려고 단골 카페를 찾았습니다. 취업과 음식 이야기로 시작한 대화는 남자친구 이야기까지 이어지며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골집 카페 주인아저씨가 대화에 끼어들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그 일이 시작됐습니다.

[카페 주인아저씨
"너~ 야구 좋아하는구나! 야구는 직접 해봐야지~ 두세 명만 모아봐! 내가 도와줄게. 이래 봬도 내가 왕년에 성인 야구팀 감독이었어~"]

카페를 운영하면서 야구를 포기했던 카페 주인아저씨가 끝내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고 다시 야구 팀을 꾸리려고 했던 겁니다. 카페 주인아저씨의 제안을 듣자마자 한 학생은 학교 게시판에 선수 모집 공고를 올렸습니다. 한 두 명이라도 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결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무려 40명이나 지원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탄생한 여자 대학생 야구동아리 ‘플레이걸스’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플레이걸스 팀에게 재미로 시작했던 야구였는데 여자 야구 대회에 출전하면서 고민거리가 좀 늘었습니다.

[최윤정/ 현 플레이걸스 감독 겸 주장
"야구를 하는 것은 즐겁죠. 그런데 확실히 그냥 즐기는 것하고 대회에서 상대와 경기하는 건 정말 다르더라고요."]

야구에서 서로 즐기는 것과 승패를 놓고 다른 팀과 맞붙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입니다.

[최윤정/ 현 플레이걸스 감독 겸 주장
"야구다운 야구를 못하니까 정말 죄송했죠. 투수는 못 던지고 치면 못 잡고… 그래서 자괴감도 들고… 게다가 상대팀도 어렵게 시간 내서 오는 건데 실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도 실례니까요."]

경기에 지는 건 둘째치고 실력이 부족해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조차 상대에게 미안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친목 동아리로 남을 법도 했지만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연습 시간을 늘리면서 한국 여자야구대회에 더 많이 참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시합을 할 때마다 깨지고, 열 받고, 쪽 팔렸지만 그럴수록 조금씩 자라는 실력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허은비/ 통계학과
"학교 운동장에서만 연습하다가 실제 야구장에서 경기하니까 확실히 실전 경험도 쌓이고 감각도 늘더라고요."]

[최유은/ 사학과
"무엇이 부족한지, 필요한 게 뭔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을 하게 되고 연습하는 태도도 달라지죠."]

올해도 플레이걸스 팀은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총 40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1부가 아닌 2부 리그에 나갔지만 아쉽게도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또 봤습니다. 플레이걸스의 ‘공식 경기 첫 승’ 꿈은 또 잠시 미루게 됐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첫 승의 달콤한 맛을 보게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최윤정/ 현 플레이걸스 감독 겸 주장
"솔직히 실력을 쌓고 경기에 나간다는 건… 음…그럼 언제 나갈지 모르잖아요.ㅎㅎ 미안해도 피하지 말고 또 부딪쳐봐야죠."]

1승의 꿈을 위해 악다물고 뛰고 있는 플레이걸스. 생각지도 못한 우연으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그들에게 야구는 이제 인연을 넘어 필연이 되고 있습니다.

그곳을 빠져나가는 최선의 방법은 그곳을 거쳐 가는 것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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