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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여성들, 시험 중엔 교실서 우산가리고 용변 보라고?

* 대담 : 수원시 인권센터 박동일 시민인권보호관

▷ 한수진/사회자:

“소변은 봉투에 보세요. 여성들은 우산으로 가려드립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을 보다가 용변이 급해서 감독관에게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했는데 감독관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시험장 안에서 소변 봉투에 볼일을 보라고 했다는 건데요. 여러분이 이런 일을 겪으셨다면 어떠시겠어요? 좀 황당하시겠죠. 그런데 국가기술자격시험장 뿐만 아니라 공무원 시험장에서도 용변이 급할 경우 이렇게 소변 봉투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청한 수원시 인권센터 박동일 시민인권보호관과 관련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동일 보호관님 안녕하세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안녕하십니까. 박동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시민인권 보호관, 말 그대로 시민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네, 그렇습니다. 올해 5월 4일 수원시에 인권센터가 개소됐고요. 그 인권센터 안에 민간 전문가 2명이 채용돼서 수원시정 수행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면 저희가 독립적으로 상담도 하고, 조사도 하고, 시정 권고 조치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수원시민들의 인권이 보장되도록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그런 내용이 이번 인권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신 모양인데요. 일단 이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신문기사에 난 걸 제가 간략히 말씀드리면 지난해 10월에 전기기사 국가기술자격시험이 있었어요. 그 시험 도중에 응시자가 용변이 급해서 감독관에게 화장실을 가겠다고 했더니 감독관이 갈 수는 있는데 재입실은 불가하다, 이렇게 얘기해서 그러면 시험장 안에서라도 용변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감독관이 그러면 시험장 뒤편에 쓰레기통에서 용변을 보시라고 얘기했다고 지금 전해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시험 보는 도중에 화장실이 아니라 시험 보는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도 다 있는 곳에서? 쓰레기통에서?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시험장 뒤편에 공간이 약간 있지 않습니까. 거기 쓰레기통에다가 보라고 감독관이 얘길 한 거고요. 지금 행자부에서 각 시에 내려 보낸 감독관 근무 요령에 의하면 소변 봉투를 줘서 시험실 뒷면에서 보도록 조치가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변 봉투라는 건 그냥 봉투가 아니고 특수한 건가 보죠?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네. 저도 보진 못 했는데 비닐봉투인데 소변을 보면 안에 젤리 같은 성분이 있어서 바로 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게 다른 사람들도 다 있는데 말이죠. 시험장 안에서 이게 어떨까요. 굉장한 수치심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리고 또 시험실 안에 보면 남녀가 구분돼서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녀가 같이 한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되거든요. 그러면 특히 여성분 같은 경우에는 굉장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거고요. 또 올해 6월인가요. 수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서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올해 6월 27일 경기도에서 주관해서 경기도 공개경쟁 임명 필기시험에 경기도 30개 시군구에서 치러졌는데 그 과정에서 평택에서 응시하셨던 분이 똑같은 일을 당하셔서 저희가 그걸 인지를 해서 조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똑같이 시험 도중에 화장실 좀 가게 해 달라, 그런데 소변 봉투 이용해라, 뒤편에서.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이게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을까요? 시험을 보는 도중에 사실 화장실을 간다는 거 공정성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가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렇죠. 시험 당국 입장에서는 혹여라도 화장실에 가서 컨닝 페이퍼를 작성한 걸 본다든가 이런 시험 과정에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될 걸 우려해서 결국은 국민들의 기본권이라든가 인권은 눈을 감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일반 기업에서 입사시험 볼 때에는 감독관이 동행하면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그렇게 돼 있는 거 아닌가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맞습니다. 그 부분을 저희가 이번에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했던 부분인데요. 이게 수능 같은 경우에는 교육부에서 주관을 하고요. 공무원 시험 같은 경우에는 인사혁신처가 주관을 하는데요. 똑같은 행정 기관이란 말이죠. 그런데 어느 행정기관은 교육부 같은 데는 수능을 주관하면서 학생들한테 시험 도중에 화장실을 가게 허용을 하고 있는데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하는 공무원 시험에서는 일체 화장실을 못 가게하고 있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사실은 시대에도 맞지 않는 그런 조치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수능이나 일반 기업에서는 되는데 국가 내 기관에서 보는 시험에서는 안 되는 거고. 그것도 기관마다 부처마다 다르다는 거네요. 참 시험 볼 때 사실 긴장해서 그런지 더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예전부터 이런 일이 종종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떻다고 하던가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저희가 이번 사건을 조사하면서 주변분들한테 많이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80년대에는 양동이를 줬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웃음) 그것도 역시 시험장 밖을 나갈 수 없게 했고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러면 용변을 보는 사람도 그렇지만 같은 시험장 안에서 시험을 보는 사람들도 상당히 힘들 것 같은데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렇겠죠. 아무리 소변 봉투가 잘 처리를 한다 하더라도 소변보는 소리, 그 다음에 옷을 내리고 하는 그런 소리, 그 다음에 냄새 이런 것까지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는 거란 말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정확하게 아마 시험 감독관에게 해당되는 근무 요령이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규정이 돼 있는 건가요? 화장실을 갈 수는 있는데 한 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 한다, 이렇게 돼 있는 것 같고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네. 그래서 지금 감독관 근무요령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화장실 이용이 금지가 돼 있습니다. 시험 도중에는. 그런데 만약에 배탈이나 설사가 나서 급하게 부득이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시간까지 치러진 시험만 인정하고 나가면 다시는 입실할 수 없고 그렇게 조치하고 있고요. 소변 같은 경우에는 남자는 감독관이 소변 봉투를 줘서 시험실 뒤편에서 용변을 보고 여성 같은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소변 봉투를 줘서 감독관이 우산 등으로 가림막을 친 후에 시험실 후면에서 용변을 보도록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의 경우 이렇게 돼 있어요. 우산으로 가린다고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네.

▷ 한수진/사회자:

아... 이건 참.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웃음)

▷ 한수진/사회자:

뭔가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요. 수원시 인권센터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이 문제를 인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개선을 요구하신 것 같은데 어떤 입장들을 내놓고 계시나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저희가 6월 27일 경기도 공무원시험 소식을 접하고 저희가 인권침해로 인지를 해서 7월 14일 수원시 인사위원회를 상대로 앞으로 이런 제도 개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하고 지금 수능 같은 경우에는 복도에 별도의 감독관을 둬서 수험생들이 만약에 화장실 가고 싶다고 그러면 데리고 가서 보게 하고 다시 데리고 오는 조치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공무원 시험도 수능 수준으로 제도 개선을 하라고 권고를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래서 수원시에서는 저희 인권보호관의 제도 개선 권고 결정을 수용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게 수원시에서 하겠다고 해서 바뀌는 게 아니고 경기도 지역 공무원 임용 시험은 경기도에서 주관하는 거거든요. 단순히 수원시는 가서 감독을 하는 건데 그래서 수원시에서 시험 주관기관인 경기도에 저희 의견을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해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 경기도는 또 말씀을 하시는 게 행자부에서 지침이 바뀌지 않으면 자기네도 어렵다 이렇게 또 얘기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행자부 쪽은 확인하셨어요?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그래서 제가 행자부 쪽에 확인해봤더니 행자부 쪽도 긍정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는데 이걸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시험시간이 보통 어느 정도 되죠?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공무원 시험 같은 경우는 100분입니다. 100분인데 실제 30분 전부터 입실을 통제하고 그 다음에 시험 끝나도 시험지 회수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저희가 시험 볼 때 시험실에서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하는 시간이 두 시간이 조금 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망대 팀에서도 일단 인사혁신처 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봤는데 아직까지는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 전혀 없다, 이렇게 밝혔다고 하네요. 그 시간 동안 굳이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는 거 이건 좀 문제다. 시험 운영에 공정성이 우선이다, 이런 답변을 내놨다고 하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동일 수원시 인권센터 시민인권보호관: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원시 인권센터 박동일 시민인권보호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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