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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취준생 감동시킨 채용담당자 "하도 많이 떨어져봐서… "

* 대담 : 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유연재 씨

▷ 한수진/사회자: 

기업들의 채용이 한창인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한 기업의 인사팀 직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서류 심사에서 탈락한 응시생들에게 장문의 정성스러운 글을 보내줬기 때문입니다. 수십 번 넘게 지원해도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측의 이런 따뜻한 배려가 취준생들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제의 주인공 만나보겠습니다. 주식회사 이수그룹 인사팀의 유연재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반갑습니다. 아마 하고 계신일이 채용 관련한 인사 업무인가봐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네 

▷ 한수진/사회자: 

요즘 무척 바쁘시겠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완전히 끝났습니까? 시험과정은?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아뇨, 이번 주 화요일이 서류합격자 발표를 마치고 1차 실무진 면접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은 단계 단계로 굉장히 많고요. 참 힘듭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앳되보이시는데 취업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햇수로는 2년차고 14년 1월에 입사해서 1년 10개월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 새내기시군요 (웃음) 귀여움 많이 받으시겠어요. 직장생활은 마음에 드십니까?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네, 제가 그토록 바라던 인사팀에서 가족 같은 팀원들하고 행복한 직장생활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제가 하는 일로 인터뷰도 하고 칭찬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행복한 직장생활. 정답입니다. (웃음) 요즘 취업하는게 힘들잖아요. 아무리 실력 있는 취준생들 이라도 수십 번 한다고 하고 많게는 백번 넘게 지원해야한다 이런 말도 있던데요 혹시 취업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도전 하셨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저도 한 30번 넘게 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마음고생 많으셨겠어요.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이런 통보도 받기도 하셨고요. 그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그럴 때 마다 참담하죠. 아시다시피, 자기소개서라는 게 자신의 인생관과 자신의 경험을 녹여서 쓰기 마련인데 제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거부당한 느낌 헛살았구나, 운 좋게 면접까지 갔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보니까 자기 자신을 원망하게 되는 것 같아요. 들어가서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면접 학원을 다녔어야 됐나, 내가 너무 못 생겼나, 토익이 만점이 아니라서 아니면 남들이 다 하는 경영 복수 전공을 하지 않아도 떨어진 건가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도대체 왜 떨어진 지도 모르겠고,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겠고 알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일은 계속해야 하는 거고 이런 힘든 과정을 계속 거쳐야 하니까 참. 그런 측면에서 보면 왜 기업에서 좀 이런 걸 소상이 안 알려주나 이런 불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그렇습니다. 제가 또 담당이 되다 보니 제일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 한수진/사회자: 

이제 입장이 바뀌니까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웃음) 네 

▷ 한수진/사회자: 

회사 측 입장도 이해가 되던가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이게 점수화 되거나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대외비적인 부분도 있는 거고 해서 모든 부분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쉽지 않다 이거죠.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논리적으로 

▷ 한수진/사회자: 

정량 평가만으로는 쉽지 않다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말씀드리기 쉬운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취업준비생들의 심정에 대해서는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지금 이수그룹에서도 서류전형이 있었고 여기서 탈락한 취준생들 굉장히 많았겠죠?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쟁률이 아주 치열했을 텐데. 그런데 그래서 유연재 씨가 아마 글을 보내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셨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제가 좋아하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요.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받는 것도 이처럼 한 사람의 인생이 오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입사하는 것도 큰일이지만 탈락하는 것도 그 사람에게는 심리적인 위축이나 실망감 때문에 다가오는 기회들이나 본인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걸 그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제 개인적인 탈락의 경험까지 합쳐져서 탈락의 슬픔을 조금은 덜어드리고 희망을 드리고 싶어서 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 사람이 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좋은데요, 이 시구가. 취준생들에게 탈락 메일 보내서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화제의 글인데 저희가 조금 줄여봤습니다. 유연재 씨 직접 그 글 좀 읽어 주시겠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안녕하세요. 이수그룹의 인사팀 채용담당자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공채에서는 귀하를 모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취업준비생 시절 수차례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려니 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음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귀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결코 아니니 오늘의 서류발표로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소수를 선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 이해바랍니다.

자기소개서는 핵심 역량을 제대로 이해했는지가 우선순위였습니다. 그리고 핵심 역량에 해당하는 적합한 사례를 찾아내서 진실하게 적어주신 분들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제출해주신 개인정보는 하반기 채용이 끝나는 대로 폐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추후 재지원에 대한 불이익은 없습니다.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지원하셔서 이후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귀하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훈훈하네요. 탈락했어도 이 정도면 조금은 위로가 되는데요.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조금 편집하고 내용을 줄인 건데 내용이 더 깁니다. 이것도 쓰시기도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한, 두 명도 아니잖아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지금 일일이 다른 내용을 보내드리지 못했고 같은 내용이 나갔습니다. 그 부분이 참 안타까운 부분이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지금 유연재 씨의 진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이 지금 취준생들 중심으로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반응들 들으셨죠?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 한수진/사회자: 

그런 반응 보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사실 직접 작성할 당시에는 받으시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덜 기분 상하시길 바라는 마음이었지 이렇게 이슈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더구나 저희 회사를 지원하셨던 분들 외에도 한 번이라도 입사 시도가 좌절됐던 분들 모두가 공감해주신다는 부분에서 다들 준비하면서 상처가 크구나, 다들 많이 힘들어 하구나, 하는 생각에 더욱 짠했습니다. 제 경험상 한창 슬픔에 빠져있을 때는 어떤 위로조차 고깝게 느껴지고 기분이 나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주셔서 제가 그 분들께 더욱 감사한 입장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취업 담당자로서 팁 한 마디 짧게 해주신 다면요?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제 전임 채용담당자가 채용을 결혼에 비유하셨었는데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대해서 소개팅에서 새로운 이성을 만나듯이 정보를 많이 알아내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정보가 많이 필요하다.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와라.

▶ 유연재 씨/이수그룹 채용담당자: 

회사들도 좋은 인재를 구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계십니다. 입사멘토링 인터뷰를 홈페이지를 올린다든지 홍보물을 만들어서 취업박람회에 나간다든지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으니까 그것들을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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