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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의회 내각 불신임 결의…정치 혼란 가속화

집권 연정 참여 민주당까지 불신임안 지지…'제2의 우크라' 우려 심화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낀 옛 소련국가 몰도바의 정치 상황이 점점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몰도바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몰도바 의회는 29일(현지시간) 발레리 스트렐레츠 총리가 이끄는 내각 불신임을 결의했다. 전체 의원 101명 가운데 65명이 불신임안을 지지했다.

불신임안 표결은 의회에서 45개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야당인 사회당과 공산당이 주도했으며 3개당 집권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동참했다.

집권 연정 내에선 앞서 의회 내 최대 의석을 갖고 있는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드 필라트의 면책 특권 박탈을 둘러싸고 분란이 생겼다.

지난 2009~2013년 총리를 지낸 필라트는 앞서 15일 국영은행에서 2억5천만 달러의 국가자산을 횡령한 혐의로 구금됐다.

내각 불신임안을 지지한 민주당 의장 마리안 루푸는 "스트렐레츠 총리가 의원들의 신뢰를 충족시키지 못해 민주당이 내각 사퇴를 지지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스트렐레츠가 이끈 내각은 출범 이후 100여 일 동안 아무런 위기 탈출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렐레츠 총리는 그러나 루푸 의장의 발언과 민주당의 행동을 "고도의 정치 선동"이라고 반박하면서 "일부 정치인들이 사회안정이 아니라 혼란을 원하고 있으며 그래서 내각 사퇴를 지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의회의 내각 불신임 결의는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수천 명의 시위대는 29일에도 의회 건물을 둘러싸고 대통령 사임, 내각 총사퇴, 조기 총선, 국가 자산 횡령 사건 조사 등을 요구했다.

시위에는 시민운동단체 '가치와 정의'(DA) 소속 회원들과 야당인 사회당 당원들이 참여했다.

양측은 현 정부 사퇴 요구는 공유하고 있으나 DA가 유럽화 노선을 지지하는 반면 사회당은 친러시아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몰도바에선 지난 5월부터 시민단체와 야당이 이끄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오고 있다.

시위대는 현재 집권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자유민주당·자유당·민주당 등 3개 정당 지도자들이 국가 예산의 25%에 맞먹는 10억 달러를 3개 은행에서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주요 정부 인사들과 사법기관 수장들을 해임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편을 들었던 키릴 가부리치 전 총리가 학위 위조 논란에 휩싸여 지난 6월 자진 사임하고 이후 자유민주당 부의장 스트렐레츠 현 총리가 들어섰지만 시위 사태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 거세졌다.

결국 스트렐레츠 총리도 정국 혼란 수습에 실패하고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전문가들은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주도하는 현 연정이 유럽화 정책을 추구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은 부패한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면서 몰도바에서 야권 시위대에 의해 정부가 전복되는 '제2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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