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못 보낼 지경입니다."
부산 사상구 모라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건물 수십 곳에 나있는 크고 작은 균열을 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급식실과 특별활동실이 있는 2층짜리 학교 서관동은 이미 폐쇄조치됐습니다.
본관동과 서관동을 잇는 구름다리도 이미 지난달부터 통제되고 있습니다.
4층짜리 본관동 건물에도 영어실습실 등 8개 교실의 사용이 중단됐습니다.
이곳 벽면 곳곳에는 1m 내외의 금 수십 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실금부터 균열폭이 1㎝가 넘는 것도 있습니다.
바닥 꺼짐 현상이 나타난 곳도 3군데가 넘습니다.
철제 문틀이 아예 뒤틀려 버린 곳도 있습니다.
학교 측은 혹시 모를 붕괴우려에 나무판자로 서관으로 가는 통로를 가리고 자물쇠를 채워 어린이의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급식실이 폐쇄되면서 학생들은 탁급식업체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출입 통제된 특별활동실과 영어실습실 때문에 수업에도 지장을 받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6월 학교 바로 뒤편 야적장 터에 지상 17층, 지하 2층 규모의 부산벤처타워 건립 공사가 시작되면서 발생했습니다.
낙동강과 인접해 땅을 깊게 파면 물이 나올 정도로 지반이 약한 곳이어서 벤처타워 건립 공사가 시작되기 전 학교 건물 주변에 지반 보완 공사를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굴착공사가 시작되자 학교 곳곳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조은주 학부모회장은 "아이들 안전이 걱정돼 매일 학교에 나오는 부모들만 수십 명"이라면서 "건물 곳곳에 나있는 금을 보고 집으로 가면 걱정이 돼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피해가 확연해지자 부산벤처타운 건립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학교 주변 지반 보완공사도 급히 다시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할 기초단체인 사상구청과 북부교육지청도 2차례 긴급 안점점검을 벌여 "서관과 본관을 잇는 통로만 사용을 중단하고, 지반보완공사를 하면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본관동으로도 균열이 계속 퍼지고 있다. 이는 부산벤처타운 공사가 겨우 3m 굴착공사를 했을 때 나타난 결과로 앞으로 8m를 더 파 내려갈 것으로 알고 있어서 지반보완공사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게다가 구청이 안심하라며 진행한 조사는 육안조사로 이뤄졌고, 벤처타운과 관련이 있는 업체에서 수행한 것이어서 무작정 믿으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은주 학부모회장은 "학부모들은 우리가 직접 선정한 업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서 "하지만 구청은 보강공사를 11월에 마무리한 뒤 다시 한 달이 더 소요되는 정밀안전진단을 하겠다는 입장이라 아이들을 더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상구청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건물 수십 곳에 금 쩍쩍…"학교가 불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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