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시험 도중 응시자에게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관련 제도의 개선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권고했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5일 국가기술자격시험(기사)에 응시한 박 모(54)씨는 시험을 보다 용변이 급해지자 감독관에게 화장실에 가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감독관은 규정상 허가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을 관리하는 산업인력공단은 부정행위 예방 등을 위해 시험 중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배탈·설사 등으로 용변이 매우 급한 경우나 시험시간의 절반이 지났으면 화장실 출입을 허가하되 재입실은 허가하지 않습니다.
당시 용변이 너무 급했던 박 씨는 감독관에게 시험장 안에서라도 용변을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감독관은 다른 응시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시험장 뒤편 쓰레기통에 용변을 보도록 했습니다.
시험장에 있던 응시자는 모두 남성이었지만, 여성 감독관 1명이 있어 이 감독관이 시험장 밖으로 나간 뒤 용변을 봤습니다.
박 씨는 시험이 끝나고 "시험장에서 화장실 문제로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인권위는 "용변문제는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최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생리적 욕구"라며 "화장실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해 시험실 뒤편에서 용변을 보도록 한 것은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인격권 침해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시험 응시자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긴급한 생리문제로 나머지 시험을 포기해야 하는 현재 시험관리규정은 불합리하다며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현재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국가공무원시험(5·7·9급)에서도 시험 중 화장실 출입을 할 수 없으며 부득이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재입실을 할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시험 중에도 동성의 복도 감독관이 동행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재입실 후에도 계속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국가자격시험에서 화장실 이용 제한은 인권침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