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버텨왔던 최 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퇴 입장을 공식 발표하고 27일 퇴임식을 치렀다. 최 이사장이 물러나게 된 단초가 됐던 홍완선 기금이사도 11월 3일까지인 임기를 마치면 퇴임하게 된다. 단 홍 이사는 다음 기금이사가 결정되기 전까지 좀더 자리에 있을 순 있다. (혹시 이사장 대행이 홍 이사를 연임시키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최 이사장은 사퇴 전날인 26일까지만 해도 더 버티겠다는 의지가 확고해보였다. 26일 공단 내부망에는 <NPS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NPS=National Pension Service)을 올렸다. 이 글에서 자신이 기금이사의 "비연임을 결정한 건 법률에 따라 이사장에게 부여된 고유권한을 정당하게 행사" "관계당국과 상당한 협의과정을 거쳐 진행했다"며 '월권'이나 '항명'을 한 일이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말미에는 "두 가지를 기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연금공단의 명예와 존엄성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미 실추된 저의 명예와 자부심도 조속히 회복되기를" "공단 7,000여 직원과 함께 계속 국민을 섬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랬던 최 이사장이 왜 하루 만에 물러났을까. 복지부는 이날 한 언론을 통해 '국민연금공단 운영실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정책국 산하에 이를 위한 TF까지 만들겠다고 했는데, 복지부가 26일 밤 보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점검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7/200881431_1280.jpg)
이전 취재파일에서 지적했듯 (▶ [취재파일] 국민연금공단 갈등…'사회적 물의'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법 규정을 잘못 알고 공문까지 보내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건 복지부였다. 그래놓고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국제컨퍼런스'를 치르는 것까지도 기다리지 않았다. "둘 다 물러나도록 하겠다"는 정진엽 장관의 발언도 지켜지지 않았다. 최 이사장은 임기를 7개월 남겨놓고 있고, 홍 이사는 일주일 뒤인 11월 3일까지다. 당장 둘다 물러나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
그런데 이사장은 기획이사가 대행하면 된다면서 국제 행사를 불과 이틀 앞두고 쫓겨났지만, 기금이사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홍 이사는 11월 3일이 지나도 새로운 기금이사를 뽑기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7/200881432_12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