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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담긴 잉어·나비…평범한 소재에 숨은 뜻

<앵커>

선조들의 그림 가운데는 사군자나 산수화 못지않게 잉어나 꽃과 나비 같은 동식물을 그린 그림들도 많습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소재들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김영아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수평선 너머로 막 해가 떠오르는 새벽.

잉어 한 마리가 힘차게 솟구쳐 오르며 해를 맞이합니다.

조선 후기 화가 심사정이 환갑 때 그린 걸작 '어악영일'입니다.

잉어가 중국의 3단 폭포 '용문'을 뛰어넘으면 용이 된다는 전설을 통해 입신출세의 야망을 상징한 작품입니다.

꽃을 찾아 날아드는 나비를 누런 고양이가 느긋하게 쳐다봅니다.

단원 김홍도의 '황묘농접'입니다.

중국어로 고양이 묘자는 70세, 나비 접자는 80세 노인을 뜻하는 한자와 발음이 같고, 왼편엔 세월의 변화에도 끄떡 않는 바위가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상징들을 통해 무병장수를 축원하는 뜻을 담은 그림입니다.

[백인산/간송미술문화재단 연구실장 : 화훼영모화라는 것은 동식물들을 그린 그림인데요, 도덕적인 이상과 더불어서 그런 현실적인 욕망, 입신추세, 무병장수, 이런 욕망들이 그 안에 잘 투영이 돼 있어요.]

국보급 유물들이 즐비한 간송미술관의 주제전 5부 '자연을 품다'입니다.

고려 공민왕과 이징, 정선, 김홍도, 신사임당 등 고려 말에서 조선 말까지 당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화훼영모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시대 정신과 기법 차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상 소재들 속에 담긴 숨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선조들의 삶의 지혜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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