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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품에 안은 할아버지…65년 만에 지키는 약속

<앵커>

오늘(24일)부터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행사가 열립니다. 행사장인 속초를 찾은 이산가족 중 한 할아버지는 꽃신을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65년 만에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조을선 기자입니다.

<기자>

2차 상봉 참가자 중 최고령인 98살 구상연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집결지인 속초의 숙소로 들어옵니다.

두 손엔 65년 전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사주겠다고 약속했던 고운 꽃신이 들려 있습니다.

[구상연/98살·두 딸 상봉 : 너희들이 죽었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반갑다 그런 심정으로 신을 사서 보내는 거지.]

인민군에 징집돼 헤어지던 날, 4살 난 작은 딸의 잘 갔다 오라던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둘째 딸이) '갔다 또 와요, 또 와요' 하길래 갔다 오마 하고…그러고 소식이 끊겼지.]

역시 98살로 최고령인 이석주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줄 양복을 준비했습니다.

[이석주/98살·아들 상봉 : 다섯 살 먹은 게 뭘 알아. 그런 걸 떼어놓고 내가 왔으니까 아들 보기도 미안하지.]

그 오랜 세월, 가슴에 묻었던 아들의 얼굴을, 이제 오늘이면 볼 수 있습니다.

[동욱이(북측 아들), 정말이냐, 네가 동욱이냐. 얼굴 좀 보자, 어떻게 생겼냐 (말하고 싶어.)]

오늘 2차 상봉에선 우리 측 신청자 90명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나게 됩니다.

남측 가족들은 오늘 오전 속초를 출발해, 오후 3시 반쯤 금강산에서 북측 가족과 첫 상봉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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