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처음으로 남편을 성폭행한 혐의로 아내가 구속됐습니다. 이혼하자는 남편의 손발을 묶어 가둔 상태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입니다.
김학휘 기자입니다.
<기자>
38살 남편은 지난 5월 40살 아내가 머무는 오피스텔에 들어갔다 봉변을 당했습니다.
아내와 아내의 지인이 폭행을 하면서 청테이프로 손발을 묶어버린 겁니다.
남편은 꼼짝없이 감금됐습니다.
결혼 뒤 영국에서 생활하다 아내가 사기 행각을 벌여 처벌받자 남편은 이혼을 결심하고 귀국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내는 혼인이 파탄 난 것이 남편 책임이라는 취지의 말을 강제로 녹음하기 위해 남편을 가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감금된 지 14시간쯤 지났을 때 아내는 손발이 묶인 남편과 성관계를 했습니다.
그 뒤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경찰에 신고한 남편이 감금 29시간 만에 풀려났고, 남편은 강간 혐의 등으로 아내를 고소했습니다.
아내는 "서로 동의한 성관계였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오랜 시간 감금당해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남편을 상대로 아내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합의가 있었다면 최소한 손발은 풀어줬을 거라는 겁니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대법원이 재작년 부부 사이 강간죄를 인정하고, 강간죄의 피해 대상이 '부녀'에서 '사람'으로 바뀐 뒤 아내에게 남편을 강간한 혐의가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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