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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줄 '꽃신' 고이 품고…내일부터 2차 상봉

<앵커>

어제(22일) 끝난 1차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서 내일부터는 2차 상봉행사가 열립니다. 65년 전 딸에게 주기로 약속한 꽃신을 가져온 할아버지를 비롯해서 저마다 애끓는 사연을 가진 아흔 가족이 속초로 모였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차 상봉 참가자 중 최고령인 98살 구상연 할아버지가 휠체어를 타고 집결지인 속초의 숙소로 들어옵니다.

두 손엔 65년 전 두 딸에게 약속했던 고운 꽃신이 들려 있습니다.

[구상연/98살·두 딸 상봉 : 너희들이 죽었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반갑다 그런 심정으로 신을 사서 보내는 거지.]

헤어지던 날, 잘 갔다 오라던 작은딸의 목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둘째 딸이) '갔다 또 와요, 또 와요' 하길래 갔다오마 하고…그러고 소식이 끊겼지.]

역시 98살로 최고령인 이석주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줄 양복을 준비했습니다.

[이석주/98살·아들 상봉 : 다섯 살 먹은 게 뭘 알아. 그런 걸 떼어놓고 내가 왔으니까 아들 보기도 미안하지.]

그 오랜 세월, 가슴에 묻었던 아들의 얼굴을, 이제 내일이면 볼 수 있습니다.

[동욱이(북측 아들), 정말이냐, 네가 동욱이냐. 얼굴 좀 보자, 어떻게 생겼냐 (말하고 싶어)]

결혼한 지 2년 만에 헤어진 아내를 만나게 되는 전규명 할아버지는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전규명/86·부부 상봉 : 부인한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어. 당시 임신 중이던 아들을) 뱃속에 넣고 길러가 지고….]

내일(24일) 2차 상봉에선 우리 측 신청자 90명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나게 됩니다.

남측 가족들은 내일 오전 속초를 출발해, 오후 3시 반쯤 금강산에서 첫 상봉을 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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