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늑대소년'(665만명/판타지)][2006년 '미녀는 괴로워'(662만명/드라마)], [2011년 '완득이'(531만명/드라마)],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480만명/다큐)] 그나마 스릴러는 단 한편도 없죠. 이 두 달간 역대 가장 흥행한 스릴러 영화는 2003년 11월 '올드보이'(327만명)입니다.
사실상 겨울 시장이 시작되기 전 숨고르기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죠. 영화들도 제작비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시나리오의 기발함과 감독의 연출력에 의지한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들의 작품을 살펴보죠. CJ E&M은 이미 '성난변호사'의 스크린 수를 300여 곳으로 줄이고, 다음달 '검은 사제들'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특종:량첸살인기'와 NEW의 '더폰'이 7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며 투 톱을 형성했군요. 마션이나 인턴 등 외화의 강세도 여전합니다. 쇼박스는 다음달 범죄영화 '내부자들' 개봉을 준비하며 쉬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스릴러 영화들, 다 볼 수는 없고요. 조금씩 다른 스타일을 즐기면서 질리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 4편을 소개합니다. 일반적인 영화 소개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느니 저는 감상 포인트를 전합니다.
연쇄살인사건의 특종을 터트린 방송국 기자가 자신의 특종이 오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숨기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우선 위기에서 몸부림치는 주연배우 조정석의 연기가 훌륭합니다. 다양한 카메라 각도로 인물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잡아낸 노덕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입니다. 호흡이 빠르고, 간결한 편집도 좋습니다. 살인범이 비교적 쉽게 드러나지만, 끝까지 재미와 긴장을 유지한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 전 살해당한 아내가 1년 후 현재를 사는 남편에게 아무일 없었다는 듯 전화를 걸어옵니다. 타임슬립 설정이 뻔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이야기는 긴장감있게 흘러갑니다. 그래도, 이 영화의 핵심은 배우들입니다. 주연배우 손현주는 2013년 '숨바꼭질' 560만 명, 올해 '악의 연대기' 219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스릴러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배우 배성우도 올해 '오피스', '베테랑', '특종', 그리고, '더폰'까지 종행무진이군요.
다음달 '검은 사제들'과 맞붙은 '더 기프트'는 제작비 500만달러(56억원)의 저예산 영화입니다. 고향 도시로 돌아온 젊은 부부에게 남편의 고교 시절 먼 친구가 접근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국내 시사회에선 큰 기대없이 온 기자들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8월 개봉해 이미 4378만 달러(490여억 원)의 수익을 올렸죠. 미국 내 영화 사이트들도 대부분 7.5/10점 이상의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연출에, 코엔 형제의 각본, 여기에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았으니 기대를 안 할 수 없죠.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1957년 보험전문 변호사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스파이 맞교환 협상을 떠맡게 됩니다. 코헨 형제의 깊이 있고 탄탄한 각본과 스필버그 감독의 오락적 재미가 잘 섞여있습니다. 미국에서도 8/10점 안팎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내년 아카데미 후보작으로 언급되고 있군요.
'검은 사제들'은 다음주 수요일(28일) 언론시사가 있어 자세한 소식을 못 전했습니다. 다녀와서 다시 취재파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여기 소개된 영화 이외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스릴러의 계절 가을, 어떤 영화와 함께 보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