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소주-맥주 빈병 값 올라서 술값도 들썩?

<앵커>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달 전쯤인가요? 이 시간에 김범주 기자가 앞으로 소줏값, 맥줏값이 오를 거다. 이렇게 예언을 하셨는데 그 예언이 진짜 현실이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주류 협회가, 주류 회사들이 나서고 있어요. 정확하게는 술값이 아니고 술 병값이 오르는 겁니다. 그러니까 병맥주, 병소주 살 때 병값이 포함이 돼 있어서 나중에 빈 병을 갖다 주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인데, 내년부터 빈 병 보증금이 소주는 40원에서 1백 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빈 병 거둬가는 사람들한테 주는 취급수수료도 이것도 올리고, 여기에 추가로 세금도 붙고 이러면 꽤 오른다.

그래서 어제(22일) 주류 협회가 기자회견을 해서 소주나 맥주나 한 10% 정도는 오를 거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돌려받는 보증금이 오르는 거지만, 어쨌든 술 붙이는 가격이 오르는 거니까요. 그렇게 되면 꼭 사는 것뿐만이 아니라 음식점에서도 시켜먹을 때 못해도 5백 원, 혹은 1천 원까지도 술값이 오르게 되기 때문에 어제 술 만드는 회사들이 모여서 본격적으로 이걸 재고를 해달라고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겁니다.

<앵커>

그러면 술 만드는 입장에서는 가격을 올려서는 안 된다. 이런 건가요?

<기자>

술값은 어차피 정부가 또 규제를 하기 때문에 올려도 돈도 못 벌고요, 그다음에 오히려 술 판매만 줄기 때문에 회사들 입장에서는 좀 불만이 많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벌써부터 부작용도 좀 나오고 있는 게 내년부터 값이 오른다. 이런 말에 빈 병을 누군가 가지고 쌓아놓은 사람들이 생긴 겁니다.

두 달만 공터에 쌓아두면 바로 돈이 되기 때문에 지금 빈 병이 없어서 맥주나 소주 만드는 걸 줄여야 되는 상황까지 왔어요. 업체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죠.

[병 수거 업체 직원 : 여기서는 200원을 주겠다고 그러면 이 사람들은 우리는 250원을 주겠다, 우리 공병상한테 웃돈까지 줘가며 자기 회사로 달라, 그 전화가 하루에 말도 없이 와.]

술 만드는 회사 입장에서는 "이게 지금 뭐하는 거냐?"라고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따져볼 점이 병값 올리는데 정부 안에서도 결국은 한목소리는 아니란 점입니다.

그러니까 빈 병값 올리는 건 환경부가 환경보호 차원에서 하겠다는 건데, 사람들은 그런 거 잘 모르니까 결국은 경제부처에 뭐라고 하게 되죠. "왜 값을 올리냐." 이렇게 말이죠.

<앵커>

공병 쌓아 놓는 거 보니까 작년에 담뱃값 올린다고 해서 담배 사재기했던 그런 생각도 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제부처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겠어요.

<기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환경부가 빈 병값 올리는 건데 왜 우리한테 화를 내세요?"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러면 이런 수치를 들어서 말렸어야죠. 어느 정도는.

그런데 앞장서서 올린 건 아니더라도 환경부가 올리는 걸 뒤에서 좀 방치했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물가 상승률도 우리가 느끼는 거와 다르게 정부 수치로는 낮으니까 술값 올리는 것도 부담이 적다고 생각했을거고, 세금도 조금 더 걷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 텐데, 정부 부처들이 무슨 정책을 만들면 이걸 잘 뒤집질 않습니다.

책임져야 하니까 그런 거 같은데, 문제는 이게 내년 초까지도 계속 논란이 되면서 올해 있었던 연말정산이라든가 그런 분위기로도 갈 수가 있는 거거든요.

민심을 좀 다독거리는 차원에서라도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좀 검토를, 재고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그러네요. 그리고 어제 대우조선 심각한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떤 지원 방안을 마련할 거다고 했었는데 이걸 돌연 다시 밀었네요.

<기자>

돈을 가져가기 전에요, 어떻게 정상화를 해서 이 돈을 다시, 세금이잖아요. 어떻게 갚을 건지에 대해서 계획안을 가지고 오고 노조에도 양보를 요구를 한 겁니다.

어제 말씀드렸다시피 대우조선해양에서 올해 구멍 난, 적자가 난 돈이 4조 원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4만 원을 남한테 빌려줄 때도 "이거 언제 갚을 거야?" 이렇게 물어보잖아요.

그런데 국민 돈 4조 원을 빌려주면서 "언제 어떻게 갚을 거냐, 현실적인 방법을 말해봐라."라고 이야기하는 거는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런 계획을 짜고, 예를 들면 구조조정 이런 말이 들어 있겠죠. "거기에 동의한다는 노조 도장을 받아와라, 그래야 돈을 빌려주겠다."라고 얘기를 한 건데, 적잖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가 또 나오기 시작한 게 왜 정부가 어려운 회사들 구조조정 한다고 나섰잖아요. 그러니까 그 어떤 본보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다른 구조조정도 쉽지 않다라는 걸 보는 것 같아서 아마 이런 진행 과정을 눈여겨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