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팽창하는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놓고 한의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또 패했습니다.
천연물신약은 식물·동물·광물 등 자연물에서 추출해 만든 약입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중국에 안긴 '개똥쑥으로 만든 말라리아 치료제'도 천연물신약입니다.
현재 국내에선 천연물신약을 한의학적 방법으로 제조했어도 양의사만 처방할 수 있게 규정해 한의사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대한한의사협회와 한의사 2명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시판 중인 천연물신약 '레일라정'의 국민건강보험 급여혜택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각하했다고 밝혔습니다.
골관절증 치료제인 레일라정은 2012년 11월 건보 급여대상이 됐습니다.
양의사에게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정상가인 1정당 480원에서 건보 혜택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자가 부담합니다.
천연물신약 처방권을 놓고 정부와 대립하던 한의사들은 2013년 "레일라정을 급여대상에서 빼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건보 급여를 없애 약의 유통을 축소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재판부는 "한의사들에게는 이 소송을 낼 원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한의사는 한방원리에 따라 생약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만을 처방할 수 있다"며 "레일라정은 서양의학 원리로 제조한 생약제제라 급여 취소와 무관하게 한의사들은 처방할 수 없는 약"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관련 법령을 볼 때 한의사들은 생약을 한방원리로 만든 약도 처방할 수 없다"며 "해당 약을 급여대상으로 해도 원고의 한방의료행위와 관련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했습니다.
약사출신인 법무법인 광장 박금낭 변호사는 "한의사들이 낸 천연물신약 처방권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개별 의약품에 대해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의사들은 천연물신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에 따라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처방할 수 없게 되자 "한의사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해당 고시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처방권을 양의사에게 국한한 고시가 한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제한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서울고법 행정7부(황병하 부장판사)는 올해 8월 현 고시가 적법하다며 1심을 뒤집었습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심리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자연추출 '천연물신약' 처방권 한의사들 또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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