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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딸의 마지막 절…늙은 아버지도 '눈물'

<앵커>

65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헤어지게 된 백발의 딸은 마지막이 아니기를 빌며 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렸습니다. 오히려 딸을 걱정하던 북녘의 아버지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작별상봉장에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또다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정숙/남측, 68세 : 아버지 편안하게 주무셨어?]

어제 아버지의 노래를 들으며 울고 또 울었건만, 눈물은 마르지 않습니다.

이별의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이제 끝이래요. 우리 가족들이 아버지한테 큰절할게요.]

오래 사시라고, 자신을 잊지 마시라고 딸이 건넨 손수건을 받는 순간, 참고 참던 늙은 아버지도 무너지고 맙니다.

[아버지 이 수건 아버지하고 저하고 하나씩 나눠 갖는 거니까 쥐고 계세요.]

[리흥종/북측, 88세 : 난 결코 외롭지 않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꽃 같던 19살에 헤어졌다가 65년을 기다려 겨우 만났는데, 부부는 또다시 헤어져야 합니다.

아내는 말없이 남편의 옷매무새를 챙겨주고,

[오인세(북측, 83세)·이순규(남측, 85세) : 딴 것 없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세요. 다른 것 아무것도 없어.]

아들 부부는 큰절을 올립니다.

[오장균/남측, 65세 : 또 만나요 아버지. 편하게 잘 계시고.]

뭐 하나 해준 게 없어 아내에게도, 아들에게도 미안하기만 한 아버지는 눈물로 할 말을 대신하고 돌아섰습니다.

꿈같던 이 만남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빌면서.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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