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미국 국방수권법안을 놓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찌감치 국외전쟁 예산 증액 등을 문제 삼아 현행 국방수권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을 예고한 가운데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20일(현지시간) 상·하 양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 공식으로 서명해 행정부로 넘겼다.
베이너 의장은 예산안 서명 직후 "오바마 대통령이 국방예산안 지출에 대해 주장하고 싶은 바가 있겠지만, 우리 군대를 볼모 삼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솔직히 말해 이 문제에 정치를 끌어들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디 올바른 판단을 해 우리 군과 군 가족들을 위한 이 법안에 서명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베이너 의장은 21일에도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공개 압박했다.
미국 대통령이 상·하 양원이 초당파적으로 확정한 국방수권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50년 넘게 없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거부권 행사 방침을 수차례 공언해 온 터라 실제 이행에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의회는 3분의 2 찬성으로 무효화할 수 있는데 상원의 앞선 표결 결과는 이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공화당 거의 전원과 더불어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국방수권법안은 지난 7일 상원에서 찬성 70표, 반대 27표로 통과됐다.
하원에서는 지난 1일 찬성 270표, 반대 156표로 가결됐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충돌하는 지점은 전쟁예산과 비전쟁예산 항목 중 어느 쪽을 늘리느냐는 것이다.
공화당이 주도한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지출할 수 있는 예산규모는 6천120억 달러로,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에 따른 내년도 국방예산 상한선(4천960억 달러)을 훨씬 초과했다.
공화당은 조직운영과 인사, 조달, 보수·유지, 연구·개발에 쓰이는 기본예산은 거의 늘리지 않고 시퀘스터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국외 전쟁예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체 예산을 증액시켰다.
특히 공화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비롯한 대테러 작전에 쓰이는 '해외비상작전'(OCO) 예산을 900억 달러 증액시켰는데 이는 시퀘스터에 따른 예산 상한선 적용을 풀어 국방부 기본예산과 비국방 예산 전체를 늘리려는 백악관과 민주당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연합뉴스)
미 공화-오바마 국방수권법안 정면충돌…오바마 거부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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